11월에 친구가 생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같이 만나는 친구들이랑 너 생일이니까 잠깐 밥이라도 먹자고 선물 뭐 가지고 싶냐고 물어봤어요.
근데 이 친구가 지금 학업과 취업 사이에서 매우 많은 방황을 하고 있고 토익학원 다닌다고 시간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카톡으로 물어봤어요.
"너 생일이니까 만나자"
"아 나 못만나"
"진짜?"
"그럼 진짜지 가짜냐?"
평상시에 우리한테 자기 바쁘다고 나중에 만나자고 항상 밥먹듯이 해오는 친구입니다.
항상 속내 다 털어놓는 친구들이라 걔 사정 충분히 알고 있는 상황이고 우리도 같이 고민해주고 했습니다.
근데 자기 생일 겸 오래 붙잡는 것도 아니고 잠깐 밥이라도 한 끼 먹자고 했는데 저런 식으로 나오니까 솔직히 기분 너무 더러웠어요.
본인 상황도 다 알지만은 저희는 친구된 입장에서 챙겨준다는 생각으로 밥 한끼나 먹고 너 생일이나 축하해준다는 거였는데
태도가 너무 짜증났어요 다른 말로 좀,
마음은 고마운데 도저히 시간이 안될 것 같다, 나중에 보자, 등 좋은 말들 많지 않나요?
꼭 저런식으로 툭툭 던지듯이 말하니까 챙겨줄라는 사람 입장에선 너무 짜증이 났어요.
자기가 놀 게 되면 자제를 못할까봐서 못 만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12월에 만나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상황에서도 어차피 오래 볼 친구고 오래 지내온 친구이기에 그냥 이해하자고 생각했습니다.
본인이 그 상황을 이겨내느냐고 얼마나 힘들겠어 라는 생각으로요.
그래서 12월이 되서 연락을 했어요.
다다음주에 만나자고 약속을 잡았어요 드디어.
시간은 한 달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친구들이랑은 생일을 못챙겨줘서 다시 물어봤습니다.
뭐 가지고 싶은 거 없냐고
그랬더니 지난 지 오랜데 이제와서 하는 것도 웃겨
라고 답장이 왔더라구요 그래서
그래도 뭐 없냐고 했더니
답이 없더라구요.
좀 황당했습니다. 반응이 너무 짜증이 나요.
그러면 그냥 만나서 밥이나 먹자 라든지 말을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냥 그러고 말아버리는 거예요.
저희는 항상 서로 생일마다 잘 챙기고 같이 밥 먹고 했었어요.
지금 힘든시기이고 저희는 친구로써 곁에서 힘 좀 주고 싶었고 같이 재밌게 보내고 싶었고 한 달동안 학원 다니느냐고
고생했을거라는 생각에 그냥 챙겨주고 싶었습니다.
마지막 카톡에 답이 없고서 너무 화가나서 장문의 카톡을 보냈습니다.
솔직히 한 달 전에 너의 태도서부터 지금까지도 우리는 너무 서운하다. 챙겨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서운하고 화날 수 밖에 없는 말들을 들었다고. 너 상황 다 알고 우리가 아무말 없이 기다려주고 했는데 우리가 어떤 말을 했을때 계속해서 이런 시덥지않은 반응을 해서 서운하다고.
그랬더니, 자기가 너네한테 무슨 말을 했냐고 하더군요. 나한테 따지는거냐고. 모든게 다 자기 탓이냐고.
우리가 항상 그랬다더군요. 자기가 병.신 같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해왔다고.
솔직히 이 얘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잘잘못을 따질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무슨 사과를 받아내려고 하는 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우리가 느껴왔던 거를 서운했던 거를 그 동안 쌓여서 말을 했을 뿐입니다.
서로 이해하고 화해하자는 차원에서요. 한 달전부터 저희 대화에서는 냉기류가 흘렀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친구가 먼저 전화를 걸어서 얘기했더니, 자기한테 따질려고 전화했냐고 다짜고짜 그러더니.
이해를 못하겠다면서, 쏘아붙이기만 하더니 결국은 엄청 싸우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제가 다시 전화했습니다. 좋게 말하려구요.
전화를 걸었더니, 존댓말로 받더군요?
그러더니 너도 따질려고 전화했냐고 그럽디다. 그래서 애초에 너한테 사과 받아낼려고, 잘못했다고 말하려고 했으면 이런 식으로 장문으로 카톡 보내지도 않았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 동안 우리가 너한테 좀 서운했었던 얘기를 했을 뿐이지
너 탓을 한 것도 아니고, 너 잘못도 아니라고. 충분히 너 상황을 이해하는 사람들이고 우리는 너를 그냥 챙겨줬으면 하는 입장에서 말을 꺼낸 것 뿐인데 너가 틱틱 거리니까 그거에 우리는 기분이 너무 서운하고 화가나서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전에 밥 먹자고 했을 때도, 토익 때문에 몇 시간도 시간 낼 수가 없다고 했을 때 이해 못했었다고.
하루 왠 종일 같이 있자고 한 것도 아니고, 본인도 밥은 먹으면서 공부할텐데 그냥 그 시간에 같이 만나자고 했던거라고.
그 얘길 꺼내니까 너희는 그 고작 몇시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자기한테는 중요한 시간이라고 하더라구요.
이해 못하는 거 아닙니다.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도 생일이니까 밥 한 끼 정도는 그냥 같이 먹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친구한텐 이런 얘기는 안했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그 몇 시간 잠깐 친구들 만난다고해서 그 토익점수에 엄청나게 좌지우지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저도 토익 봤기에 그 마음 충분히 알고요. 그리고 토익공부한다고 한 달 내내 토익에만 코박고 있지는 않을 거 아닙니까? 본인도 쉬기도 할 거고 밥도 먹을테니 그냥 잠깐 시간 내는 거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돼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생일선물 같은 거는 받는 사람이 성의가 느껴져야 한다네요. 너희가 나한테 준다는 선물은 성의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너희랑은 그 몇시간 얘기가 서로 생각이 다르다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무조건 자기 탓이라고만 하는 것 같고, 자기한테 사과하라는 식으로 말하는 거 같다고 하더군요.
무슨 말을 하려고하면 무조건 쏘아붙이기만 하고, 우리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런 얘길 왜 시작하게 됐는지 생각하려고 하지도 않아요. 그냥 무조건 너희랑 나는 이해하는 차이가 다르다고 딱 짤라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더 이상 붙잡고 얘기할 일이 없다고 생각되서 그냥 됐다 하고 전화 끊어버리고 연락 끊었습니다.
우리가 그런 얘기를 했을 때, 본인부터 감싸고 도는 태도를 보고 피해망상증이 있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어요.
정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풀어나가려고 시작한 게 아닌데, 그냥 던진 말에 불을 붙는 꼴이 되어버려서 친구사이도 그냥 쫑이 나버렸습니다.
오랜 시간 친구였기에,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도 했었는데, 본인이 아니라고 하니 저 입장에서도 더 이상 할말이 없더군요.
서로 이해할 수 없다면 그 관계는 더 갈 수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솔직히 저도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데, 친구들한테 티 안 냅니다.
내가 힘들고,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건 온전히 나의 몫이고, 나의 환경에서부터 비롯된 것인데 그런 것들을 겉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표출하면 다들 우울하고 힘들어지잖아요. 누구나 다 힘든 일을 겪고 있지만 항상 남들한테 피해가지 않게 하지 않나요?
제 친구도 힘든 상황인거 알지만, 항상 그것들로 인해 대화에서도 불똥이 괜히 튑니다.
이제는 저도, 제 다른 친구들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지만 그 노력의 성과라곤 고작 자기를 그런 식으로 몰아넣었다고 도리어 화살이 돌아와버렸네요.
으. 오늘 너무 화가나서 정말 손발이 다 덜덜 떨렸어요.
참 긴 글인데요.... 너무 답답하고 그래서 글 써봅니다.
다시 한 번 인간관계는 맺기도 어렵지만, 그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있어서도 참 어렵다고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