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는 고양이었대요
엄마가 중학생 나이쯤 키우던 고양이.
미미는 길 고양이었는데
새끼를 낳다가, 새끼는 몸이 너무 약해서 죽고
미미도 거의 죽어가던 걸 엄마가 주워 와서
외할머니 허락에 키우셨다는거에요
외할머니는 미미한테 살쾡이가 살쪘다고 살찐아하고 불렀는데
엄마는 그게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외할머니 모르게 미미라는 이름을 붙혀주셨대요
근데 그 이름은 엄마만 알고 있고 설상 외할머니가 아셨다고 해도
무당아줌마가 그걸 아실 턱이 없는 거죠
정성들여서 돌봐서 회복한 뒤로도
거의 10년을 키웠는데
사실상 키웠다고도 할 수 없는 게 원래 길고양이인지라
집에 잘 있지는 않았대요
그런데 항상 엄마가 학교 다녀올 때
대문 쪽에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고
외할머니가 주는 밥은 안 먹고 엄마가주는 밥만 먹고
엄마를 그렇게도 좋아해줬대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안 보였다는거에요
장마철이라 비까지 내리는데 고양이가 돌아오질 않으니까
엄마는 며칠을 비 맞으며 고양이를 찾았는데 결국 찾을 수 없었대요
엄마는 당연히 기억한다고 대답하셨고
무당아줌마는 뭐가 기쁜지 엄청 좋아하셨어요 박수까지 막 치면서
그러곤 한동안 상냥한 말투로 저한테도 괜찮냐고 말을 걸고
뭐 쓸데없이 가족들 하나하나한테 안부를 물으시고 그러시다가
(아마 그 고양이인 것도 같아요)
그러다가 갑자기 원래 말투로 돌아오셔서는 엄마한테
그 고양이랑 전생부터 인연이 아주 깊다고 여러 번 생을 돌면서도
서로가 서로의 은인이었던 인연인데
그런데 그 고양이가 지금 딸(저)옆에 있다고 ....
안방에서 화장대에 있던 부적은 그 방에 귀신이 들어오면
그 귀신이 작열통(불에 타 죽는 고통)을 느끼게 하는 부적인데
계속해서 달려들면 혼이 완전 사라지게 된다는 거에요
근데 그 고양이가 엄마와 우리가족을 지키려고
매일 밤 혼을 깎아 먹는 작열통을 견디면서 그 방을 지킨다고 하시는거에요
처음 왔을 때 무당아줌마가 부적으로 괜찮을 거라고 고양이를 설득 했는데
고양이가 끝까지 지키겠다고 그 방에서 옴짝달싹을 안 한다고 하셨어요
엄마는 그 이야기를 듣고 막 우셨어요...
무당아줌마는 부적을 없애주고 싶지만 부적 없이는
집에 있는 귀신이 팔뚝만한 구렁이인데 그 구렁이로부터
고양이는 절대 가족을 지켜줄 수 없고
떼면 가족이 큰일날거라 그럴 수가 없다고 하셨어요
더군다나 고양이가 가족을 지켜준다고 딸 옆에 있어봤자
귀신이 붙어있으면 수호령이 아닌 이상 산 사람은 힘들다고
고양이는 그것을 모르니 오늘은 고양이혼이 다 갉아 먹히기 전에 고양이를 보내 주러 오셨다고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다음 편에 완결낼게요
제 글은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내일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