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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가계부채 3분의1 넘어…“폭탄 터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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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29 09:37
500조 첫 돌파한 자영업자 대출

소득 늘지 않는데 빚은 급속 증가
경기침체·금리인상 겹쳐 ‘이중고’
가계대출만 받은 경우 합하면
총대출 520조보다 수십조 늘 듯

대출의 질도 근로자보다 떨어져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비중 급증
금리 비싼 비은행권 대출 몰려
빚 부담 높아 부실 위험도 커져

 
그래픽 김지야
그래픽 김지야

 

자영업자 대출이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은 통계 편재상 일부가 기업대출로 들어가지만 실질적으로는 가계부채로 보아야 한다. 자영업자는 소득은 더디 느는데 부채가 빠르게 늘어나 빚상환 여력이 떨어지고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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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겨레>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서 한국신용정보(나이스)로부터 받은 지난해 자영업자 대출총액은 모두 520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344조원(한국은행 가계신용 기준)에 이르는 국내 가계부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자영업자 대출은 전체 대출의 60% 이상인 약 329조원이 개인사업자대출이다. 이는 사업체 운영 등에 쓰인다는 명분으로 기업대출로 분류돼 숨겨진 가계부채의 뇌관이란 지적을 받았다. 나머지 191조원 정도는 지금도 가계대출로 분류돼 현재 가계부채 통계에 포함된다. 하지만 개인사업자대출은 부채 부담을 온전히 개인이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선 일반 가계대출과 차이가 거의 없다. 

 

 

이번에 확인된 자영업자 대출총액 520조원은 최소치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엔 자영업자들이 사업자대출을 받지 않은 채 가계대출만 받은 경우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더할 경우 자영업자의 총대출 규모는 수십조원이 증가할 수 있다. 더구나 자영업자 대출의 증가 속도는 전체 가계부채를 앞지르고 있어 그 규모는 앞으로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영업 대출은 증가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고용시장에서 밀려난 뒤 사업 자금을 빌려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폐업을 하고서 빚만 남기는 퇴출 자영업자가 계속 양산되는 탓이다.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말 557만명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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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가 집계한 자영업자 대출 총량은 그동안 금융당국이 파악한 것보다 규모 면에서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자료를 직접 받아 나이스가 확인한 자영업자 대출총액은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영업자 대출총액 추정치인 480조원보다 40조원 이상이나 많다. 한은은 그간 나이스로부터 받은 가계대출 약 100만 차주의 표본에서 자영업자 대출을 추려내 이를 바탕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추정해 발표해왔다. 한은 담당자는 “추정으로 인한 차이가 아니라 분류기준이 달라 나는 차이로 보인다”며 “우리 수치는 금융기관의 업무보고서와도 거의 일치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규모도 문제지만 대출의 질도 임금근로자에 견줘 떨어지는 탓에 우려가 크다. 겉으로만 봐서는 자영업자 대출엔 별문제가 없어 보인다. 나이스 현황 자료를 보면 자영업 차주 가운데 저신용이라고 할 수 있는 7~10등급(전체는 1~10등급으로 수치가 클수록 신용도가 낮음)의 비중은 2012년 18.5%에서 지난해 10.7%로 크게 줄었다. 이는 수년째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 부담이 낮아져 연체율이 떨어지는 등 이른바 ‘신용 인플레 현상’이 불러온 효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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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득 수준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영업자 중 연간 3천만원 미만 소득자(상환 여력이 없거나 소득정보가 없는 미산출자도 포함)는 2012년 18.6%였으나 지난해엔 그 비중이 21.8%로 늘어났다. 즉 전체 자영업 차주에서 저소득자의 비중이 커졌다는 뜻이다. 자영업자들은 당장은 신용등급이 높을지 모르나, 경기침체가 이어져 소득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미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자영업자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은 41.9%로 상용근로자 가구의 30.5%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소득에서 빚이 차지하는 부담이 자영업자 가구에서 훨씬 높아 이들이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 또한 일반 임금근로자에 비해 크다는 뜻이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점검회의 뒤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은 여타 대출에 비해 경기변동에 민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자영업자 중에서도 직원을 두지 않은 ‘나홀로 사장님’(1인 자영업자)은 지난해 디에스아르 비율이 45%(가계금융복지조사 금융부문 마이크로데이터 기준)에 이르는 등 경기변동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대출의 취약성은 저축은행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대출 조건이 좋지 않은 비은행권에서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자영업자들의 개인사업자대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은행권의 경우 8.6%였던 반면에 비은행권은 무려 20.4%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권 문턱이 높아지면서 많은 수의 자영업자들이 비은행권으로 몰려들어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실제 자영업 차주 수는 지난해 비은행권에선 13%가 증가해 은행권 증가율(7%)의 거의 두배를 나타냈다. 

 

정부가 지난해 초부터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는 이자와 원금의 균등 상환 정책(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과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시중금리 상승 여파로 자영업자의 부채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비은행권에 쏠린 이들 대출의 부실 위험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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