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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5·18 때 “군은 시가전 준비…2시간내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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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07 09:09
<전두환 회고록> ‘무관’ 주장 거짓 드러나

5·18재단쪽이 독일 목사한테 받은
‘정보부장서리 언론사기관장 간담회’ 문건에 실려
언론사 간부들에 보도협조 채근하며
“누가 어떻게 노는 지 잘 알고 있다…
사태 해결 뒤 계속되면 체포 불사할 것”
 
전두환 중앙정보부장 서리의 발언이 적힌 문건 첫장.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전두환 중앙정보부장 서리의 발언이 적힌 문건 첫장.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지난 2011년 제5회 오월어머니상 수상자인 파울 슈나이스(독일) 목사.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지난 2011년 제5회 오월어머니상 수상자인 파울 슈나이스(독일) 목사.김봉규 기자 [email protected]

전두환씨가 광주항쟁이 진행중인 80년 5월 중앙정보부장 서리 자격으로 언론인들을 만나 5·18민주화운동 무력진압을 시사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이 나왔다.  

 

이 문건은 전씨가 최근 <전두환 회고록>을 통해 “광주사태와 나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당시 그가 군대 투입 뿐 아니라 정치 일정까지 좌우할 ‘최고권력자’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5일 <한겨레>가 확보한 ‘전두환 중앙정보부장 서리의 발언’이란 문건을 보면, 전씨가 80년 5월22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언론사기관장간담회’에서 ‘광주사태’, ‘정치일정’, ‘언론문제’ 등에 대해 발언한 내용이 담겨 있다.  

 

보고서 형태로 작성된 이 문건엔 전씨가 ‘광주사태’와 관련해 “군은 시가전 각오한 일대 작전을 준비중이다.

 

군에는 고도의 훈련받은 병력 많다.

 

작전할 경우 2시간 내 진압할 자신있다”고 발언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당시 보안사령관 겸 (박정희 전 대통령 살해사건) 합동수사본부장이었던 전씨는 1979년 12·12쿠데타로 군권을 장악한 뒤 다음해인 1980년 4월 중앙정보부장 서리 자리까지 꿰 차면서 ‘최고권력자’로 부상했다.

 

전씨는 이 문건에서 안갯 속이던 정치 일정도 언급했다. 이 문건엔 “명백히 다짐한다.

 

이번 (광주)사태 진정되고 진압된 후 불길이 더 번지지 않겠다고 판단되면 최(규하)내각이 밝힌 정치일정을 절대로 충실히 지키겠다”고 돼 있다. 

 

 

이 문건에서 전씨가 ‘광주사태’ 보도 협조를 채근하며 언론사를 협박한 정황도 나온다.  

 

전씨는 “최근의 언론 내부 실태 잘 알고 있다. 누가 어떻게 노는 지 알고 있다. 경제권을 경영권자가 행사 못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이것은 주요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태 해결 후에도 계속된다면 조사된 바에 따라 체포도 불사하겠다.

 

그러나 그런 일 없도록 내부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발언한 것으로 돼 있다.

 

실제로 신군부는 5·18민주화운동을 진압한 뒤 80년 6월9일 전국에서 언론인들을 체포·연행하고, 7월 말 강제로 일괄사표를 받았으며 8월 초 대규모 언론인 해직 사태를 밀어붙였다.  

 

 

정수만 5·18기념재단 5·18연구소 비상임연구원은 1998년 독일을 방문해 독일 평화운동가인 파올 슈나이스 목사한테서 이 문건을 입수해 3권 짜리 <5·18성명서>(2011년)에 실었다.

 

한 5·18 연구자는 “이 문건의 작성자를 확인할 수 없으나, 80년 당시 정보기관이나 수사기관이 내부 보고용으로 작성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슈나이스 목사는 1975~1984년 일본에서 동아시아선교사로 활동했으며, 한국에서 추방당했던 80년 5월엔 독재정권의 실상이 담긴 각종 자료를 모았다.

 

이런 공로로 그는 2011년 ‘제5회 오월어머니상’을 받았으며, 그가 모은 자료는 국사편찬위원회에 전달됐다.  

 

 

 

광주/정대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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