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현장

11년 전 나는 오사카(大阪)의 노다(野田)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때 당시는 자취를 시작한 직후라서 절약을 위해 매일 자전거로 통근하고, 매일 한참동안 푸념을 들어주는 대신 선배들에게 밥을 얻어먹는 생활을 하고있었다.

 

그날도 새벽 2, 3시 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고있었다.

아르바이트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전철이 다니는 고가 다리 밑에 포장마차가 나오는데, 귀가 길에 언제나 나는 그 언저리에서 잠시 자전거를 멈추고 휴식을 취하곤 했다.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포장마차 근처엔 통행인은 전혀 없었고 간간히 자동차만 지나다닐 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시선을 돌리자 10m쯤 떨어진 곳에 검은 차가 멈춰섰다.

문이 열리고 검은 정장차림의 사내와 파란 원피스에 파란 리본을 머리에 맨 대여섯살로 보이는 자그마한 여자아이가 내렸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어딘가로 걸어갔다.

이런 시간에 저렇게 어린 여자아이가 나왔다는 사실이 의아스러웠지만 아버지랑 같이 있으니 상관없나 하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런데 아까부터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주차되어있는 어떤 차가 갑자기 덜컥 열리더니 정장차림의 사내가 내렸다.

길이라도 물으려는 걸까. 

별 생각 없이 지켜보는데 언뜻 그들의 말소리가 도란도란 들려왔다.

나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자전거를 끌고 걷는체 하며 그들이 서 있는 곳을 천천히 지나쳤다.

 

"안녕하십니까. 참 신세가 많습니다. 이 아이가 이번 상품인 요코짱입니다. 봉투 안에 자세한 사항이 명시되어 있으니 확인해주시죠."

"그래, 항상 고맙네. 자네와의 거래라면 믿을 수 있으니까. 그럼 수고하게."

 

 

 

 

 

 

 

 

 

 

그리고는 양복의 사내는 소녀를 넘겨받아 트렁크에 넣었다.  

정말이지 예상치도 못하던 사건을 목격한 탓에 나는 굳어버렸다.

다행히도 그들이 거래하던 곳에서는 내가 서있는 곳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5분은 커녕 1, 2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 날 이후로 나는 그 길로 이용하지 않았다.

인신매매였을까.

고아원에 들어가는 거였을까.

후자라면 괴담이 아니겠지만 제발 후자이길 바란다.

그때 나는 너무 어려서 경찰을 부르거나 도울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저 두려웠다.

요코짱에게 미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