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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정원, 글 한건당 20대엔 2만5천원, 30대엔 5만원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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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17 09:20
국정원 김아무개씨, 전화와 이메일로 게시물 독려
알파팀 리더 김성욱은 현 한국자유연합 대표
원세훈 원장 취임 뒤 알파팀 존재감 부각 요청
“학교에서 게시물 독려 요청이 계속되고 있다”
김 대표 “국정원 직원 만나고 일부 후원 받아” 인정

 
ㄱ씨가 <한겨레21>에 폭로한 알파팀의 활동 내역을 보면, 국정원의 여론 개입이 지금까지 드러난 것보다 훨씬 이전부터 조직적으로 이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국정원의 여론 개입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원세훈 국정원장이 2009년 2월 부임한 직후인 3월께부터 대북업무를 담당하던 3차장 산하 심리전단을 통해 이뤄져 왔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ㄱ씨의 이번 증언을 통해 국정원은 그 이전부터 보수단체에 ‘외주’를 주는 방식으로 여론 공작을 수행해 왔음이 드러났다. ㄱ씨의 증언과 관련자료 등을 통해 확인되는 알파팀의 활동기간은 2008년 12월부터 2010년 2월까지 최소 15개월 남짓이다.
 

 

 

 

 

<한겨레21>이 입수한 ‘알파팀’ 내부 자료를 보면, 국정원은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정국’ 직후인 2008년 12월 보수 인사인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전 <미래한국> <조갑제닷컴> 기자)를 중심으로 알파팀을 꾸렸다. 알파팀에서 ‘마스터(MASTER)’라는 암호명으로 불린 김 대표는 국정원에서 하달 받은 여론 대응 지침을 팀원들에게 전달하는 한편, 팀 활동에 대한 국정원의 평가 등을 수시로 전달하며 활동을 적극 독려했다. ㄱ씨는 “우리에게 일을 줬던 국정원 사람과는 011-×××-1905 번호로 통화하거나 jim**@naver.com을 통해 실적을 전자우편으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ㄱ씨가 지목한 인물은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다. 김씨는 국내 정보 파트인 국정원 2차장 산하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팀원들은 국정원을 ‘학교’라는 암호명으로 부르며, 주간 단위로 자신들이 작성한 글을 캡처해 실적을 보고하고, 조회 수 등을 기준으로 한 성과를 ‘실적’으로 계산해 차등적으로 돈을 지급받았다. 이들 사이에 오간 전자우편 등을 보면 ‘교장’이라 불린 국정원장이 이 팀의 활동을 보고받은 정황도 확인된다. 김 대표는 원세훈 국정원장의 취임 직후인 2009년 3월 “새 원장 취임을 맞아 오늘 내일 알파팀 존재감을 부각시켜달라고 요청했다. 학교에서 게시물 독려 요청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시를 내린다. 

 

 

알파팀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이명박 정권 초기 비판적인 사회 여론이 결집되던 다음 ‘아고라’에 게시글 작성 △블로그 뉴스 칼럼 작성 후 뉴스 송고 △조중동 등 보수 언론 독자란 투고 등이었다. 알파팀은 이를 위해 국정원으로부터 게시글의 조회수와 찬성수를 조작하는 프로그램도 전수받았다. 조작된 게시글의 실적은 알파팀원 ‘이○○-전○○-오○○-홍○○-김○○-김○○’을 거쳐 수요일께 김성욱 대표에게 보내졌고, 국정원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20대 팀원에겐 글당 2만5000원, 30대 팀원에겐 5만원을 지급했다.

 

 

국정원은 알파팀에게 ‘집중 게재 칼럼 주제’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구체적인 활동 방향을 지시했다. 국정원이 제시한 주제들은 △김대중 헛소리 비판, 이외수 <경향신문> 헛소리 비판(2009년 1월2일), △당분간 MBC-민주당-민노당 비판에 집중(1월8일), △홍준표 좌익에게 모욕당한 칼럼(1월16일) △천지성 판사(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의 딸) 집중 비판(2월17일) 등이었다. 국정원은 실적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팀원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을 보면, “이번 달은 학교 측에서 게재 건수 부족을 이유로 고료를 상당 폭 감액했다.

베스트와 1000 클릭 건(조작글은 게시판의 베스트글로 뽑히거나 최소 1000클릭 이상은 확보되어야 한다는 의미)에 대해서 앞으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학교 측은 이 문제로 나를 집요하게 괴롭히고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국정원이 푼돈으로 우익청년들을 ‘알바부대’로 모집해 정권 보위를 위한 돌격대로 활용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다. 김 대표는 <한겨레21>의 확인 요청에 “청년들과 함께 국정원 직원을 만나고 일부 후원을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국정원으로부터 매일 지침을 받고 공작을 벌인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되자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와) 통화를 했다, 모든 것을 뒤로하고 다음달 미국으로 떠날 것”이라며 연락을 끊었다. 

 

 

김완 정환봉 하어영 <한겨레21>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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