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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흉가

  • LV 4 심장어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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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4944
  • 2014.04.30 03:46
내가 정말 이해가 안 가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일부러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흉가나 폐교를 돌아다니며 억지로 귀신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충고를 해주고 싶다.

귀신이나 사람이 아닌자는 한 번 보이게 되면 계속 보이게 된다.

자신이 좋던 실던 말이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의 등에 업혀 혹은, 발목에 메달려 당신을 따라올 수도 있다.

제발 부탁인데 어리석은 행동은 삼가길 바란다.


보통 흉가라고 하면 시골 외진 곳에 버려진 집이라는 인식이 많은데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우리집에서 두집 건너 폐가가 하나가 있는데, 사람이 살지 않게 되자 1년도 안 돼서 급격히 흉가의 모습이 되어 버렸다.

지금도 다른 길이 없어 어쩔수 없이 그 길로 거의 매일 다니지만 

정말, 정말... 내키지 않는다.


국민학교에 입학하던 7살.

우리가족은 지금의 내가 사는 이 집에 이사를 오게 되었다.

형과 함께 썼지만 우리방도 생기고 주인집 눈치 안 봐도 되는 우리집이 생긴 것이다.

어머니는 특유의 사교성으로 금방 동네사람들과 친해졌고 자주 우리집에 모여 어울리곤 하였다.

그 중에 지금 폐가가 된 그집에 살던 할머니 한분도 계셨는데 그 할머니가 잊혀지지 않는 이유가,
이사 와서 어머니와 안면을 익힌 후에 1년도 채 되지 않아 치매가 왔고 동네 이곳저곳을 다니시며 실수를 하셨다.

하루는 우리집에 놀러왔다가 안방에 소변을 보셔서 어머니가 치우셨는데, 오락가락 하실 때라 정신이 돌아오자 미안하다고 어쩔 줄 몰라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할머니에겐 아들과 며느리도 있었는데 바빴는지 신경을 안 썼는지 거의 방치된 수준이었다.

그 이유를 나중에 커서 듣게 되었는데, 어렵게 얻은 첫째 손자를 밖에 데려 가셨다가 잃어버리게 되었고, 아들과 며느리는 그 이유로 어머니를 엄청나게 원망을 해서 그랬다고 한다.

구박도 그런 구박이 없었다고 한다.

치매가 오기 전이었는데도 그 집엔 하루걸러 하루 고성이 세어 나왔고 끼니도 제때 못얻어 드셨는지 우리집이나 다른집에 밥을 얻어먹으러 
찾아 오신 적도 있었다.

그런 아들 내외와 동네 사람들은 자주 싸웠다.

사람들은 정신도 없는 어머니를 이렇게 아무렇게나 방치해도 되냐고 따졌고 그 아들 내외는 남의 집 일에 상관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너무 자주 그런일이 생기자 동네 사람들도 지쳤는지 싸우는 소리가 들려도 말리러 가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그 집과는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2년이 지나 내가 9살이 되던 해였다.

할머니의 갈수록 괴기해지기 시작했다.

외모도 급노화하여 주름 투성이에 등은 굽어버렸고, 그렇게 이 얘기 저 얘기 두서없이 떠들기를 좋아하시던 할머니는 언제부턴가 입을 딱 닫아버리고는 필요할 때 외외엔 말을 하지 않으셨다.

외출도 하지 않고 방 한구석에 앉아 하루종일 문밖만 바라보고 계셨는데 학교갔다 돌아오는 길에 할머니와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나는 도망치듯 쌩하니 달려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 해 겨울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손자인 주영이(가명) 마중 가겠다며 지팡이 짚고 나가셨는데 그 집 내외는 동네 한 바퀴 돌고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고 신경도 안 썼단다.

그런 할머니는 이틀만에 어느 산동네 좁은 골목길에 쭈그려 앉아 동사한 채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 동네 사람들이 집으로 가시라고 모셔다 드리겠다고 해도 손주 기다려야 된다면서 고집을 피우시더니 동네 사람들이 귀찮았는지 이리저리 도망만 다니시다가 결국 변을 당하신 거였다.

아들 내외는 이웃들의 거센 비난 때문인지 다른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장례가 끝나자마자 급히 이사를 가버렸다.

그 집은 작지만 방도 세칸이나 되고 집값이 싼터라 얼마 가지 않아 새로운 이웃이 이사를 오게 되었고 우리의 머릿속에서 할머니는 서서히 잊혀져갔다.


그런데 그 집에 이사 온 사람들이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가끔 한밤중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밖으로 나가보면 조그만 어린아이가 문밖에 서 있다가 식구 중 누군가 밖으로 나가보면 도망을 가버린다는 것이다.

혹시나 어린아이가 밤중에 돌아다니다 변을 당할까봐 아이를 불러세워도 어찌나 빠른지 눈깜짝할세에 도망을 가버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겨울날 밤.
그 집 식구들 모두 한참 단잠에 빠져있는 밤중이었다.

누군가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목소리가 들렸다.


' 쾅쾅쾅 '


" 할머니~ "


' 쾅쾅쾅 '


" 아빠~ "


'쾅쾅쾅쾅쾅!!! '


" 엄마!!!! "


그 집 엄마가 짜증을 내며 대문으로 걸어 나가는데...

할머니 한 분이 집안쪽 대문앞에 서서 문을 열려고 낑낑대고 있더란다.


" 누구세요? "


라고 묻는 그 아줌마의 질문에 할머니는 뒤돌아서서 고개만 돌린 채 그 아줌마를 말없이 노한 표정으로 노려보며 서 있었다고 했다.

아줌마는 기겁을 하고 " 여보!! " 하고 소리를 지르며 집안으로 뛰쳐들어갔고 남편과 함께 밖으로 나와보니 아무도 없더라는 것이다.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났는데 어째서인지 어린아이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도 할머니는 문을 열지 못하고 끙끙거리기만 한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집안에서 기이한 할머니의 모습이 목격됐고, 오지랍 넓은 이웃들은 전에 있었던 일들을 그집 아줌마에게 일러바쳐 그 때문인지 그 집 식구들은 2년을 채 살지 못하고 이사를 가버렸다


그 후로 얼마나 집값이 싼지는 몰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사를 오고 가기를 반복하였지만 길어야 2, 3년을 넘기지 못하였다.

작년에 그 집에서 가장 오래, 한 5년쯤 살았던 정신지체장애 부부가 이사를 가고난 후 그 집은 빈집이 되었고, 누군가 양철대문마저 훔쳐가버려 대문 안쪽이 훤히 보이게 되었는데 그리 넓지도 않은 집인데 안방이 어둠 때문에 끝없이 깊어 보이는 정말 음침한 흉가가 되어버렸다.

나 역시 오가며 몇 번 본 적이 있다.

안방 그 깊숙한 곳에 이불을 머리까지 둘러쓰고 앉아있는 할머니의 모습을...


내가 자꾸 귀신이나 헛것을 보는 걸 걱정스러워하는 어머니에게 최근에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간 날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말한 적이 있다.

" 내 저집에 할머니 몇 번 본 적 있다. "

어머니는 잠깐의 침묵 후에 

" 그냥 모른 척 해라. 할머니 나쁜 분 아니시니 해코지는 안 할거다. "

라고 하셨다.

아무래도 어머니 역시 할머니가 거기 계신 걸 알고 계신 것 같았다.


아마도 할머니는 주영이가 돌아오기 전에는 그 집을 떠나지 않으실 모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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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 3 침스키
이 이야기는 지어낸것 같지 않고 진짜 같아서 맘이 짠하네요...
LV 6 SpaceCarrot
결국 잃어버린 손자도..........
LV 5 라마퀸
할머니 안스럽네.....
LV 2 해솔이아빠
치매가 와도 그렇게 손주를 생각하시다니 안타깝네요...
역시 아이를 잃어버리는 일은 너무도 가혹한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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