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어둠 속의 소녀

  • LV 2 dnjfm
  • 비추천 0
  • 추천 7
  • 조회 3907
  • 2014.03.05 22:39
친구 F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대학에서 알게된 그녀는 몸집이 작고 포근한 이미지의 귀여운 아이였다.
그런 그녀를 가만 놔둘리 없는 여타 남자들에게 F와 소개팅을 시켜달라는 부탁도 참 많이 받았다.
물론 귀찮았기 때문에 들어준 적은 없었다.
 
 
 
F는 복잡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다는 것 같았다. 
나는 흥미 본위로 상세한 사정을 물어볼 만큼 예의가 없지도 않았으며 애시당초 그렇게까지 타인에게 흥미를 갖는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술자리에서 F의 입에서 듣게 된 이야기는, 학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처사였다.
 
 
 
 
 
 
F의 부모님은 그녀를 가뒀다.
며칠이 지나도록.
어두컴컴한.
먼지 냄새가 풍기는.
[전용] 장소에.
 
 

그 [전용]장소는 홈센터에서 흔히 파는 조립식 헛간이었다.
정원에 설치되어 그 안에는 불필요하게 된 가전기기나 가구들이 들어있었다. 
그녀의 부모님은 헛간 주위를 쇠사슬로 빙글빙글 둘러 튼튼하고 작은 자물쇠 3개를 달아 잠가두곤 했다.
창문이나 틈새가 빈틈없이 깡그리 봉합되어 그 안은 낮인지 밤인지도 모를 완전한 어둠으로 채워져있었다. 
 
 
 
 
 
 

그녀의 부모님은 엄격했으며 동시에 광기를 내포한 가학성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F가 무엇을 잘못할 때마다, 잘못하지 않아도 그들의 기분에 따라 그녀는 헛간에 갇혔다.
처음에는 그저 몇 시간이었다.
체벌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을 수준이었다.
하지만 횟수가 거듭될수록 시간은 길어졌다.

고등학생이 되었을 무렵에는 감금시간이 며칠을 넘기는 것이 일상화 되어가고 있었다.
식사를 할 수도 없고 용변을 해결하기에도 적합하지 않은 칠흑같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F의 자존심과 반항심은 긁히고 깎였다.
 
 
여간해서는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나 조차도 그녀의 이야기에 숨을 죽였다.
 
 
F는 대학생이 되고 자취를 시작했기 때문에 더 이상 갇힐 일은 없다.
하지만 지금도 어둠을 두려워하며 잠 잘때도 방 불을 절대로 끄고 자지 않는다고 했다.
 
"그 무렵 말이야. 나는 어둠속에서 두려움에 잠식되서 울부짖었어. 목이 다 갈라지도록. 눈물이 마르도록. 그리고 간절히 애원했어. 내가 가장 경멸하고 증오하던 그 상대에게. 뭐든지 할게요. 여기서 꺼내주세요, 저 시키시는대로 다 할게요."
 
술에 취한 그녀의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또렷했다.
 
"오후에는 그래도 좀 나아. 밤이 되면 사방이 잠잠해져. 혹시 알아? 어둠에 익숙해지면 온 몸의 감각이 없어진다는거. 조금씩 어두운 곳으로 녹아들어서 내 자신이 사라져가는 그 느낌..."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그저 그녀를 바라보자 F는 갑자기 주정뱅이의 흥겨운 말투로 돌아가서 "소설 주제로 쓰면 괜찮을 것 같지 않아?" 하고 웃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제 더이상 이 세상에 없다.
남자친구와 밤을 보낸 어느 날 밤.
그녀는 폭주했다.

사정을 모르던 남자친구가 F가 잠이 들고 난 후 방 불을 꺼버렸던 것이다.
한밤중에 어둠 속에서 눈을 뜬 그녀가 짐승같은 비명을 지른 후, 불빛이 비추는 곳을 향하여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F의 집은 아파트 3층이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사랑스러운 외모를 가졌던, 어느 누구하나 무시하지 않던 상냥한 F.
행복해질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춘 아이였는데.
나는 지금도 때때로 그녀에 대해 떠올린다.

추천 7 비추천 0

트위터 페이스북 다음요즘 싸이공감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
LV 1 천량금
실화인가?~~
LV 3 서방불패
요즘 공포게시판 게시글들 정말 후덜덜하네요 ^^;;;
LV 1 영화는조아
경험담인가요?
LV 2 동방비룡
잘보고 갑니다
LV 4 teyun
잘보고가요
LV 2 해솔이아빠
역시 학대는 나쁜거야
공포게시판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조회 추천
978 아이들의 산 LV 7 공미니 3655 8
977 만지는 물건마다 불이 붙는 11살 소녀 ㅎㄷㄷ LV 2 따꼬야끼 5178 8
976 제주도 여행때 찍은 사진에서 정체모를 소녀의 얼굴이... (2) LV 1 호날두마리… 5091 8
975 소복입고 웃으면서 지1랄춤을 추는 귀신 (2) LV 1 호날두마리… 5372 8
974 물에 떨어진다 휴~~ LV 18 시네마천국 988 8
973 으스스 LV 18 시네마천국 1074 8
972 주작 100프로 같지만 무서버 LV 18 시네마천국 1174 8
971 ㄷㄷㄷㄷㄷ LV 18 시네마천국 939 8
970 꺄아아아악~ LV 18 시네마천국 1018 8
969 삼풍백화점 붕괴때.... (43) LV 1 엽기혁 11914 7
968 무서운 택시 (51) LV 1 엽기혁 8111 7
967 아는 형님의 무서운 실화 (26) LV 1 우리포트 7804 7
966 귀신보는 친구이야기3-1 (10) LV 1 웅이아부지… 5546 7
965 귀신보는 친구이야기 7-1 (17) LV 1 웅이아부지… 5288 7
964 귀신보는 친구이야기 11-1 (14) LV 1 웅이아부지… 6569 7
963 귀신보는 친구이야기 시즌2 (내친구임지) -펌글 (17) LV 1 바브팅구 6521 7
962 귀신보는 친구이야기 시즌2 (내친구임지-5) -펌글 (14) LV 1 바브팅구 5274 7
961 귀신보는 친구이야기 시즌2 (내친구임지-6) -펌글 (18) LV 1 바브팅구 5367 7
960 (전쟁시뮬레이션) 한반도 전쟁이 난다면 (37) LV 2 송도지킴이 5405 7
959 성균관대 영상학과 - 비밀 (45) LV 2 AmySJ 6212 7
958 머리카락 (6) LV 2 dnjfm 3750 7
957 무서운 이야기 4(펌글) (5) LV 2 루이카 3810 7
956 ★추천이요★오싹한무서운,공포실화 동영상 8 . (9) LV 2 두더지7895 3812 7
955 발렌타인 초콜릿 (6) LV 1 dnjfm 3703 7
954 저주 (5) LV 1 dnjfm 3742 7
953 무서운 이야기 3(펌글) (6) LV 2 루이카 4021 7
952 무서운 이야기 2(펌글) (5) LV 2 루이카 3979 7
951 너야말로 (4) LV 2 dnjfm 3937 7
950 무서운 이야기 6(펌글) (6) LV 2 루이카 4095 7
949 어둠 속의 소녀 (6) LV 2 dnjfm 3908 7
광고 · 제휴 문의는 이메일로 연락 바랍니다.  [email protected]   운영참여·제안 |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right © www.uuoobe.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