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폰시장 '후끈'.. "없어서 못산다"

알뜰소비 행태 확산…'성능'보다 '가격'을 중시
우체국 알뜰폰 '0원 요금제' 가입자 크게 늘어
통신업계, 중저가 스마트폰 보급 갈수록 확대

 

"보조용으로 가지고 다닐 폴더폰을 하나 장만하고 싶었거든요. 단말기 가격도 저렴하고 요금제도 0원이라고 하니 얼른 구매했죠"(20대 직장인 정모씨) 중저가 휴대전화 열풍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강남 역삼 우체국의 알뜰폰 판매코너. 상담창구 옆에는 '알뜰폰은 우체국 알뜰폰!'이란 제목의 올해 신상품 선간판이 세워져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이달 4일부터 내놓은 '에이제로(A ZERO)' 요금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에이제로 요금제는 기본요금이 없기 때문에 매월 50분 미만으로 통화하면 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상품은 '기본료 0원 요금제'를 내세워 불과 3일 만에 1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강남 역삼 우체국의 알뜰폰 담당자는 "에이 제로 출시 첫날과 둘째 날은 하루에도 수십 명씩이나 몰려들었다"며 "데이터를 많이 안 쓰는 중장년층이 많지만 보조용 휴대전화를 구하려는 젊은 사람들의 문의도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데이터는 와이파이로 해결할 수 있어서 알뜰폰을 업무용으로 많이 구매한다"며 "할부원금 0원으로 출시된 폴더폰 '라이프폰'의 경우 재고 3000대가 즉시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귀띔했다.

이동통신사들의 중저가 휴대폰 마케팅도 거세다. 사당역 근처 SK텔레콤 대리점 관계자는 중저가폰 문의에 매장 벽에 붙은 아이돌 AOA의 멤버 '설현'의 포스터를 가리켰다. 설현은 SK텔레콤의 중저가 단독폰 '루나'의 광고 모델이다. 지난 2015년 9월 4일 출시된 이 제품은 새해 초 누적 판매량 15만대를 기록했다. 루나의 출고가는 44만9900원이다. 루나는 출시 3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12만대를 돌파했다. 대리점 관계자는 "루나가 감각적인 광고 영상으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아무래도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며 "다른 통신사의 중저가폰은 주로 중년 이상 고객을 타깃으로 삼지만, 루나폰은 스펙이 좋고 화면이 커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단말값 0원'을 내세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업체 화웨이의 중저가폰 'Y6'가 주인공이다. 지난 2015년 12월 16일부터 LG유플러스가 단독 판매한 Y6는 새해를 맞자마자 1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Y6는 하루 700대가량 팔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 Y6의 출고가는 15만4000원이다. 요금제 '뉴 음성무한 29.9' 이상과 대리점 추가 지원금 15%를 받으면 사실상 단말기값이 들지 않는 '공짜폰'이다. 강남역의 LG유플러스 대리점 관계자는 "지금 어딜 가도 이보다 싸게 살 수 있는 휴대전화는 없을 것"이라고 멀했다. 대리점 직원은 "물론 한국의 최신 휴대전화와 비교해서는 성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일반적인 스마트폰 사용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고 화질도 좋은 편"이라며 "정말 말 그대로 '공짜폰' "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갤럭시 J7'을 단독 선보이며 맞수를 놓고 있다. KT와 삼성전자의 단독폰 출시는 2013년 8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출고가는 37만4000원의 갤럭시 J7은 갤럭시 브랜드 애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중·저가 휴대전화를 사고자 대리점을 방문한 대학생 김모(24)씨는 "스마트폰이 막 나오기 시작할 때는 최신 기능들이 신선했지만, 이제는 내가 그 성능들을 다 모르겠다는 느낌도 든다"며 "가격이 저렴한 휴대전화를 사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대리점 관계자는 "아무래도 저렴한 휴대전화가 대세다 보니 그쪽으로 홍보도 하고 권유도 하는 편"이라며 "중·저가폰의 인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