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데이터 쓴 적 없는데… 악! 이 요금 폭탄 뭐지

어? 데이터 쓴 적 없는데… 악! 이 요금 폭탄 뭐지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직접 사용하지도 않은 데이터요금이 청구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등이 자동으로 업데이트 되면서 이용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데이터통화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통신사 측은 통신서비스상의 문제가 아니고 이용자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요금이기에 납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모(50) 씨는 6월 말 착신전용으로 사용하는 휴대전화의 요금고지서를 보고 놀랐다. 쓰지도 않은 데이터요금이 5, 6월 전체 요금의 40% 가까이 됐기 때문이다.

윤 씨는 올 4월 12일 3년 전부터 사용해오던 스마트폰의 요금제(기본료 9만4천원)를 최저요금제(1만1천원)로 바꿨다. 그런데 5월 요금으로 8만2천720원이 나왔다. 그중에서 제일 큰 비중이 3만6천41원인 데이터통화료였다. 윤 씨는 기본료와 단말기 할부금(2만8천900원) 등을 포함해 4만원가량을 예상했던 터라 어이가 없었다. 6월 요금도 데이터통화료(2만4천282원)를 포함해 6만9천700원이 나왔다. 윤 씨의 5, 6월 스마트폰 요금(15만2천420원) 중 40%(6만323원)가 사용하지도 않은 데이터요금인 것이다. 이를 확인한 윤 씨는 6월 말에 데이터서비스를 중단했고 지난달 사용료는 절반 수준인 4만1천520원이 나왔다.

윤 씨의 경우 스마트폰에 설치된 각종 앱의 ‘자동 업데이트’ 설정으로 인해 요금이 청구됐다. 즉 직접 인터넷에 접속한 적이 없어도 자동으로 데이터통화가 걸려 요금이 매겨진 것이다. 5월 1일부터 6월 28일까지 윤 씨의 통화내역을 보면 이런 방식의 데이터통화가 모두 3천838회나 됐다. 하루 65회꼴로 인터넷에 접속한 셈이다. 짧게 5초에서 길게 10여 분에 이르기까지 10~20분 간격으로 데이터통화가 연결됐다. 오전 1, 2시 등 이른 시간은 물론 오후 9~11시 등 늦은 저녁까지 접속은 쉼 없이 이어졌다. 출력한 내역서는 A4용지로 129장이나 됐다.

윤 씨는 “요금제 변경 후 전화를 받기만 했을 뿐이고 인터넷접속은 한 적이 없는 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속적으로 데이터통화가 연결돼 요금이 매겨졌다”며 “요금제 변경 때 통신사가 그동안 무료로 사용한 자동 업데이트 데이터가 유료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줬으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모(43) 씨 역시 자신도 모르게 데이터요금이 빠져나간 것을 뒤늦게 알았고 당황했다. 김 씨는 올 4월 중순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7천500원 요금제로 바꾸고 새로운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기존 휴대전화는 기본요금만 내면서 3개월 후에 해지하기 위해 쓰지 않고 있었다. 8월 초 은행에 새 휴대전화의 요금을 납부하러 갔다가 계좌에서 기존 휴대전화의 데이터요금으로 7만1천원이 자동 결제된 사실을 발견했다. 3개월 동안 매달 2만원이 넘는 돈이 데이터요금으로 나간 것.

통신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앱의 자동업데이트와 이메일 자동수신 등의 기능이 있어 이용자가 직접 인터넷 등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데이터통신이 이뤄진다”며 “이용자가 설치한 프로그램 때문에 발생한 데이터통화료는 통신사의 실수가 아니기 때문에 납부해야 한다”고 했다.

대구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스마트폰은 직접 접속하지 않아도 증권과 날씨, 위치정보, 이메일 등의 데이터가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면서 요금이 부과된다. 3G에서 무제한요금제를 사용할 땐 데이터요금이 따로 청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자동으로 이뤄지는 데이터통화를 의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LTE(4G)로 넘어오면서 무료이던 데이터통화에 요금이 붙으면서 생각지도 못한 요금을 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

양순남 대구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앱의 불필요한 자동업데이트 설정을 해제하고 데이터의 양을 확인해주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요금고지서 내역을 꼼꼼히 확인해 데이터요금이 과도하게 청구되는 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