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짝사랑하는 오빠는 여자 경험은 고등학교 때 이후론 한 번도 없고, 여사친 조차 아예 없는
남자들이랑 몰려다니면서 스포츠 얘기 하는 거 좋아하며 꾸미는 데는 관심없는 전형적인 초식남입니다.
소개 제안 들어오면 다 거절하고 알바도 한 번도 안해본 그런 남자에요.
같은 과 사람이고 오빠는 올해 복학생이라 알고 지낸지는 얼마 안된거구요.
학기초에 남자들끼리 술자리에서 저 오빠한테, 과에서 누가 예쁘냐 외적인 것만 봤을 때 누가 니 스타일에 가깝냐 물어봤을 때
두 명을 지목했는데 그 중 한 명이 저였다고 합니다 (나머지 한 명은 이미 남친있는)
그리고 자기는 소심해서 먼저 리드해줄 수 있는 여자가 좋다고도 했대요.
그 얘기를 건너 듣고나서 점점 저 혼자 신경 쓰이다가 나중에 호감으로 바뀌어서 다가가고 연락하고 했었어요.
과제 핑계로 갠톡 몇 번 보내다가 제가 먼저 밥 먹자고해서 밥도 먹고 카페도 갔어요.
여자 경험 없는 게 딱 티가 나고 가식도 안부리는 그런 순수한 사람이었어요.
자존감은 높고 자기 인생 열심히 사는 멋진 남자인데 유난히 여자 앞에선 수줍고 어려워하고 주변머리없는 그런 남자요.
제가 갠톡을 몇 번 보내고 하면 답장은 성의있게 잘하는데 먼저 선톡은 안해주더라구요. 가뭄에 콩나듯 일 주일에 한 번 정도?
포기하려고 할 때쯤이면 밤에 뜬금없이 선톡으로 "00아 전공 과제 내일까지던데 다 했어?" 이러면서 자기가 과제한 파일 보내준다거나
제가 수업 지각한 거 다 기억하고 "교수님한테 지각한 거 체크는 한거야? 아까 쉬는시간에 교수님이랑 얘기하더만." 이러거나
"쉬는시간에 어디를 자꾸 그렇게 가는 거야ㅠㅠ"라며 뜬금없이 선톡도 오고..
제가 친구랑 술 마셨을 때 "어차피 나도 근처인데 집 같이 갈까? 많이 마셨어?" 라고 챙겨준다던가
"오늘 저녁에 비온다던데 우산 챙겼어? 없으면 좀이따 너 수업 끝날 때 시간 맞춰서 우산 두 개 챙겨가고." 이런식으로
자잘하게 챙겨주더라구요.
제가 항상 약속잡고 지나가다 만나면 제일 반갑게 인사하고 그랬어요.
그런데도 반응이 느리고 미적지근 하더라구요. 챙겨줄 건 다 챙겨놓고 갠톡 좀 이어가려고 하면 '응 그래~ 밥 맛있게 먹고 내일 보자^^' 이런식으로 할말없게 끊어버리고, 먼저 만나자는 말도 안하더라구요.
보통 남자들(연애 많이 해본, 알 거 다 아는) 같았으면 '어장인가?' 하고 포기 했을텐데
저 사람 성격을 잘 아니까 이해가 되더라구요.
연락하고 지낸지 두 달 째가 되었고 그 사이에 밥은 세 번 먹었고 지나가다 만나서 산책도 하고 그랬어요.
저는 저정도 기간이면 정도 들었고, 적당하다 생각해서 고백을 했어요.
나 오빠가 이성으로서 좋다구요.
오빠는 진짜 몰랐던 눈치였어요. 엄청 당황하더라구요.
자기는 성인 이후 여친은 커녕 여사친 만들어 본 경험도 없었어서 너가 먼저 연락해주고 그래서 좋았고
친오빠 같은 사람이 되어주고 싶었다, 나는 지금 연애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 왔다, 이렇게 좋다고 말도 해주고 고맙다.
라고 당황했을텐데도 부드럽고 여유롭게 말해주더라구요..
오빠는 엄청 화목한 건 아니지만 결핍없는 가정에서 가정교육 엄하게 잘 받고 자란 티가 나는 사람이에요.
거기에 얼굴도 미남이니 자존감도 높구요.
제가 그 때 오빠한테 나 이제 연락 안할 거라고 하니까 "왜 그래 진짜 연락 안할거야? 그럼 우리 이거 통화 안끊은 상태로 몇 달동안 살면 통화료 많이 나오려나..? 맘같아선 그러고 싶은데.." 이러더라구요.
저는 단호하게 거절했어요. 나중에 내가 괜찮아지면 먼저 연락할테니까 그 전에 오빠가 먼저 연락 하지 말아달라구요. 그렇게 서로 아쉬운 마음에 2시간동안 통화 하다가 끊었어요. 저게 여름방학 직후의 이야기입니다.
몇 달, 몇 년이 걸려도 상관없으니 괜찮아지면 꼭 연락해달라고 하대요.
저는 제 스스로 마음 독하게 먹으려고 방학동안 연락 안했습니다. 두 달동안 운동도 열심히하고 독서하면서 내실을 다지려고 노력했어요.
두 달이 흘렀고 개강 직전에 제가 먼저 밥 먹자고 연락했고 오빠는 좋다고 바로 알겠다고 하더라구요.
가볍게 밥 같이 먹고, 과에서 만나면 자연스레 물 흐르듯 인사도 하고 그럽니다.
문제는 자꾸 눈에 보이니까 맘정리 잘 되던 것도 망했어요.. 한 번 저런 남자에 빠지니까 여자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남자들은 눈에 차지도 않아요.
저도 독립성 강하고 자존감도 높아서 아무나 안만나는 성향이기도 하구요. 워낙에 집순이에 마음 잘 안여는 스타일이라..
선배 후배 동기들한테 항상 00언니가/누나가 과에서 젤 예쁘다, 00이가 외모는 학번에서 탑이다, 몸매 좋다, 옷 잘입는다 라는 말 자주 듣기도 하고
오빠가 학기초에 저보고 예쁘다고 지목한 것도 있었기에 내실을 다지려고 더 노력했었어요.
겉만 번지르르한 여자가 속은 아무것도 없다는 게 티가 나면 진짜 깨잖아요. 그런 거 너무 싫어서 스스로 내면도 꽉 차있는 좋은 사람이 되려 노력했어요.
개강하고나서 친구들한테 다 저보고 분위기가 바뀌었다, 너무 보기 좋고 사람이 더 여유롭고 여성스러워졌는 말도 자주 들었어요.
운동 덕에 군살도 다 빠져서 얼굴 몸매도 더 예뻐졌다고도 하구요.
스스로 노력한만큼 결과가 나오더라구요.
그런데도 그 오빠의 마음은 못 열 거 같아서 힘들어요. 자기 인생 살기 바빠하는 그런 사람인 거 아니까. 예쁘고 몸매좋은 여자가 꼬시려 든다고 쉽게 넘어갈 남자 아닌 거 아니까.
티 내지 말고, 적당히 거리 두면서 내 인생 열심히 살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고 하면 내 진가를 알아봐주고 마음을 열 거라는 생각을 하며 열심히 살고는 있지만 맘같지가 않네요..
내색은 안하지만 짝사랑이 깊어질수록, 눈에 자주 보일수록 힘들기만 합니다.
왜 예전에 그렇게 잘 챙겨줬던건지, 고백 차놓고 그렇게까지 붙잡았던 건지 아직도 100% 이해 되지도 않고.. 포기가 답인 거 잘 아는데 쉽지가 않네요.
그 때 나한테 그렇게 잘 해주지 않았다면, 그 몇 번의 만남에서 가치관이 딱 맞아서(술과 sns 싫어하는 거, 인생을 살아가는 방향에 관한 것 등등) 이 남자랑은 만나면 오래갈거같다라는 생각이 들지가 않은 남자였다면
포기하기 쉬웠을텐데요.
남자들이랑 몰려다니면서 스포츠 얘기 하는 거 좋아하며 꾸미는 데는 관심없는 전형적인 초식남입니다.
소개 제안 들어오면 다 거절하고 알바도 한 번도 안해본 그런 남자에요.
같은 과 사람이고 오빠는 올해 복학생이라 알고 지낸지는 얼마 안된거구요.
학기초에 남자들끼리 술자리에서 저 오빠한테, 과에서 누가 예쁘냐 외적인 것만 봤을 때 누가 니 스타일에 가깝냐 물어봤을 때
두 명을 지목했는데 그 중 한 명이 저였다고 합니다 (나머지 한 명은 이미 남친있는)
그리고 자기는 소심해서 먼저 리드해줄 수 있는 여자가 좋다고도 했대요.
그 얘기를 건너 듣고나서 점점 저 혼자 신경 쓰이다가 나중에 호감으로 바뀌어서 다가가고 연락하고 했었어요.
과제 핑계로 갠톡 몇 번 보내다가 제가 먼저 밥 먹자고해서 밥도 먹고 카페도 갔어요.
여자 경험 없는 게 딱 티가 나고 가식도 안부리는 그런 순수한 사람이었어요.
자존감은 높고 자기 인생 열심히 사는 멋진 남자인데 유난히 여자 앞에선 수줍고 어려워하고 주변머리없는 그런 남자요.
제가 갠톡을 몇 번 보내고 하면 답장은 성의있게 잘하는데 먼저 선톡은 안해주더라구요. 가뭄에 콩나듯 일 주일에 한 번 정도?
포기하려고 할 때쯤이면 밤에 뜬금없이 선톡으로 "00아 전공 과제 내일까지던데 다 했어?" 이러면서 자기가 과제한 파일 보내준다거나
제가 수업 지각한 거 다 기억하고 "교수님한테 지각한 거 체크는 한거야? 아까 쉬는시간에 교수님이랑 얘기하더만." 이러거나
"쉬는시간에 어디를 자꾸 그렇게 가는 거야ㅠㅠ"라며 뜬금없이 선톡도 오고..
제가 친구랑 술 마셨을 때 "어차피 나도 근처인데 집 같이 갈까? 많이 마셨어?" 라고 챙겨준다던가
"오늘 저녁에 비온다던데 우산 챙겼어? 없으면 좀이따 너 수업 끝날 때 시간 맞춰서 우산 두 개 챙겨가고." 이런식으로
자잘하게 챙겨주더라구요.
제가 항상 약속잡고 지나가다 만나면 제일 반갑게 인사하고 그랬어요.
그런데도 반응이 느리고 미적지근 하더라구요. 챙겨줄 건 다 챙겨놓고 갠톡 좀 이어가려고 하면 '응 그래~ 밥 맛있게 먹고 내일 보자^^' 이런식으로 할말없게 끊어버리고, 먼저 만나자는 말도 안하더라구요.
보통 남자들(연애 많이 해본, 알 거 다 아는) 같았으면 '어장인가?' 하고 포기 했을텐데
저 사람 성격을 잘 아니까 이해가 되더라구요.
연락하고 지낸지 두 달 째가 되었고 그 사이에 밥은 세 번 먹었고 지나가다 만나서 산책도 하고 그랬어요.
저는 저정도 기간이면 정도 들었고, 적당하다 생각해서 고백을 했어요.
나 오빠가 이성으로서 좋다구요.
오빠는 진짜 몰랐던 눈치였어요. 엄청 당황하더라구요.
자기는 성인 이후 여친은 커녕 여사친 만들어 본 경험도 없었어서 너가 먼저 연락해주고 그래서 좋았고
친오빠 같은 사람이 되어주고 싶었다, 나는 지금 연애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 왔다, 이렇게 좋다고 말도 해주고 고맙다.
라고 당황했을텐데도 부드럽고 여유롭게 말해주더라구요..
오빠는 엄청 화목한 건 아니지만 결핍없는 가정에서 가정교육 엄하게 잘 받고 자란 티가 나는 사람이에요.
거기에 얼굴도 미남이니 자존감도 높구요.
제가 그 때 오빠한테 나 이제 연락 안할 거라고 하니까 "왜 그래 진짜 연락 안할거야? 그럼 우리 이거 통화 안끊은 상태로 몇 달동안 살면 통화료 많이 나오려나..? 맘같아선 그러고 싶은데.." 이러더라구요.
저는 단호하게 거절했어요. 나중에 내가 괜찮아지면 먼저 연락할테니까 그 전에 오빠가 먼저 연락 하지 말아달라구요. 그렇게 서로 아쉬운 마음에 2시간동안 통화 하다가 끊었어요. 저게 여름방학 직후의 이야기입니다.
몇 달, 몇 년이 걸려도 상관없으니 괜찮아지면 꼭 연락해달라고 하대요.
저는 제 스스로 마음 독하게 먹으려고 방학동안 연락 안했습니다. 두 달동안 운동도 열심히하고 독서하면서 내실을 다지려고 노력했어요.
두 달이 흘렀고 개강 직전에 제가 먼저 밥 먹자고 연락했고 오빠는 좋다고 바로 알겠다고 하더라구요.
가볍게 밥 같이 먹고, 과에서 만나면 자연스레 물 흐르듯 인사도 하고 그럽니다.
문제는 자꾸 눈에 보이니까 맘정리 잘 되던 것도 망했어요.. 한 번 저런 남자에 빠지니까 여자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남자들은 눈에 차지도 않아요.
저도 독립성 강하고 자존감도 높아서 아무나 안만나는 성향이기도 하구요. 워낙에 집순이에 마음 잘 안여는 스타일이라..
선배 후배 동기들한테 항상 00언니가/누나가 과에서 젤 예쁘다, 00이가 외모는 학번에서 탑이다, 몸매 좋다, 옷 잘입는다 라는 말 자주 듣기도 하고
오빠가 학기초에 저보고 예쁘다고 지목한 것도 있었기에 내실을 다지려고 더 노력했었어요.
겉만 번지르르한 여자가 속은 아무것도 없다는 게 티가 나면 진짜 깨잖아요. 그런 거 너무 싫어서 스스로 내면도 꽉 차있는 좋은 사람이 되려 노력했어요.
개강하고나서 친구들한테 다 저보고 분위기가 바뀌었다, 너무 보기 좋고 사람이 더 여유롭고 여성스러워졌는 말도 자주 들었어요.
운동 덕에 군살도 다 빠져서 얼굴 몸매도 더 예뻐졌다고도 하구요.
스스로 노력한만큼 결과가 나오더라구요.
그런데도 그 오빠의 마음은 못 열 거 같아서 힘들어요. 자기 인생 살기 바빠하는 그런 사람인 거 아니까. 예쁘고 몸매좋은 여자가 꼬시려 든다고 쉽게 넘어갈 남자 아닌 거 아니까.
티 내지 말고, 적당히 거리 두면서 내 인생 열심히 살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고 하면 내 진가를 알아봐주고 마음을 열 거라는 생각을 하며 열심히 살고는 있지만 맘같지가 않네요..
내색은 안하지만 짝사랑이 깊어질수록, 눈에 자주 보일수록 힘들기만 합니다.
왜 예전에 그렇게 잘 챙겨줬던건지, 고백 차놓고 그렇게까지 붙잡았던 건지 아직도 100% 이해 되지도 않고.. 포기가 답인 거 잘 아는데 쉽지가 않네요.
그 때 나한테 그렇게 잘 해주지 않았다면, 그 몇 번의 만남에서 가치관이 딱 맞아서(술과 sns 싫어하는 거, 인생을 살아가는 방향에 관한 것 등등) 이 남자랑은 만나면 오래갈거같다라는 생각이 들지가 않은 남자였다면
포기하기 쉬웠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