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21)씨에게 F학점을 준 이화여대 교수가 최순실(61)씨와 법정에서 서로 "거짓말"이라며 날선 공방을 벌였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열린 최씨의 업무방해 등 혐의 7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함모 이대 교수는 정씨가 제적 위기를 맞자 "최씨가 '네가 뭔데 우리 딸을 제적시킨다는 거냐'며 (전화로) '고소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함 교수는 2015년 1학기에 정씨가 한번도 수업에 나오지 않자 F학점을 줬다.
함 교수는 2016년 1학기 학사경고 위기인 정씨와 면담을 하라는 교무처 요청에 정씨에게 연락했고 그 사촌언니와 통화가 됐다.
이후 최씨에게 전화를 받았고 직접 연구실로 찾아와 소란을 피웠다고 진술했다.
함 교수는 "최씨에게 학사경고 세 번이면 제적될 수 있어 학사관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며 "최씨는 '우리 딸 목표는 이대 졸업이 아니라 올림픽 금메달'이라며 제적이라고 얘기한다고 큰 소리를 냈다"고 떠올렸다.
최씨는 함 교수에게 직접 질문하며 "제가 생각하기에 교수님은 다혈질이다. 학생이 학교도 안 나오고 연락도 안 된다며 어머니를 빨리 오라고 한 적 있지 않냐"며 "학부형이 왜 한 번도 안오냐고 언성을 높이며 연락을 안 했다고 난리를 쳤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 교수는 "독일에 있다고 해서 언제 오냐고 물었더니 계획이 없다고 했다. 무슨 난리를 쳤다는 것이냐"며 "오라가라고 말한 적 없다. 학생이 와야지 어떻게 학부형이 오냐"고 반발했다.
최씨는 "지도교수를 저희한테 알려준 적 있냐"며 "저희는 학교에 처음 들어가서 모르는데 교수님이 문자라도 보내줬으면 여러가지를 물어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싸움 발단이 된 것은 교수님이 거짓말을 많이 하고 허위 진술을 했기 때문"이라며 "제가 미친 사람도 아니고 (연구실에 갔을 때) 선글라스나 모자도 안 썼고 안경을 끼고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함 교수는 "학생에게 지도교수가 누군지 전달된다.
중고등학교도 아니고 대학교는 학생이 알아서 관리하는 것이지 지도교수가 쫓아다니며 얘기하지 않는다"며 "선글라스 뿔테가 연두색이었고 참 특이한 색이라고 생각해 정확히 기억한다"고 맞받아쳤다.
최씨와 함 교수는 제적대상이라는 말을 했는지를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최씨는 "교수님이 분명히 제적대상이라고 했고 학교를 다닐 수 없다고 했다"며 "그래서 교무처에 확인했고 잘못 알았다고 사과를 했지 않냐"고 항의했다.
함 교수는 "제적대상이라고 말한 적 없다"면서 "20여년간 교수를 하고 수백명 학생을 지도했는데 그 정도 학칙은 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또 학사경고를 받으면 어렵지 않냐며 학사관리를 말했지 언제 제적시키겠다고 했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함 교수가 "진짜 거짓말을 잘한다"고 최씨를 쏘아붙이자, 최씨 역시 지지 않고 "저도 교수님 같은 분을 처음 봤다"며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