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분향

  • LV 7 공미니
  • 비추천 0
  • 추천 10
  • 조회 3879
  • 2017.07.09 00:10

어느 장마철, 와병생활을 이어가던 노파가 홀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심부전.

 

의심스러운 점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시골 마을이라 경찰도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범죄는 아닐 것이라고 빠르게 판단하고 검시 없이 장례식을 허가해줬단다.

 

장례식 당일, 80명 가까운 사람들이 참석했고, 식은 무사히 치뤄졌다.

 

스님이 경을 읊고, 상주부터 분향을 하게 되었다.

 

 

 

친족들과 지인들이 쭉 늘어서, 고인을 그리워하며 향을 올렸다.

 

그러던 도중, 어느 친족이 분향줄에 섰다.

 

고인의 조카뻘 되는 중년의 남자였다.

 

 

 

그 순간, 단상의 초가 전부 격렬히 타올라 불꽃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돌풍인가 싶어 창문을 바라봤지만, 창문은 굳게 닫혀있다.

 

다들 웅성거리는 사이, 조카뻘 되는 남자가 영정 앞에 서서 향을 들고 이마까지 들어올렸다.

 

 

 

그와 동시에 모든 초가 훅 꺼져버렸다.

 

모두 당황해서 단상을 바라봤다.

 

스님은 신경쓰지 않고 경을 계속 읊고 있었다.

 

 

 

그러자 왼쪽에 걸려있던 무거운 놋쇠 촛대가 꺼진 초를 꽂은 채 힘차게 날아가더란다.

 

마치 누군가 온 힘을 다해 던진 것처럼, 낮게 깔린 채.

 

순식간에 장례식장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조카뻘 되는 남자는 뭐라 말도 못하고 신음소리를 내며 우물댔고, 다른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하지만 스님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한층 더 큰소리로, 하지만 부드러운 어조로 독경을 이어갔다.

 

조카뻘 되는 남자는 스님의 독경소리에 정신을 차렸는지, 허둥지둥 분향만 마치고 도망치듯 사라졌다.

 

 

 

눈앞에서 일어난 괴현상에, 장례식장은 뭐라 말할 수 없는 분위기였단다.

 

상주인 장남은 스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요?] 라고 물었다.

 

하지만 스님은 [제가 직접 말씀드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뭐, 한달 정도 지나면 알게 되실 겁니다.] 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곧 조카뻘 되는 남자가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노파의 통장과 인감, 집문서를 마음대로 유용하던게 들키는 바람에 살인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었다.

 

장례식이 있고 한달 가량 지난 뒤 일이었다.

 

 

 

그 스님은 그제껏 인사치레에 서툴러 시주하는 이들에게 영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평가가 확 높아져 지금은 노인들이 자주 찾아오는 큰 절이 되었다.


추천 10 비추천 0

트위터 페이스북 다음요즘 싸이공감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
공포게시판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조회 추천
648 신막정과 머슴귀신 LV 7 공미니 4386 13
647 괴담] 귀신이 되어버린 비운의 여인 '한야' (1) LV 7 공미니 4773 11
646 부산 구포역 괴담 (1) LV 7 공미니 5193 11
645 붉은 옷을 입은 여자 LV 7 공미니 4343 10
644 강 너머 전우 LV 7 공미니 4366 10
643 ] 원숭이상 LV 7 공미니 4722 9
642 나치 히틀러의 생체실험 (2) LV 1 돌쿠오루 5932 12
641 731부대 마루타 실험 LV 1 돌쿠오루 5254 7
640 할머니의 제사 LV 7 공미니 3934 10
639 분향 LV 7 공미니 3880 10
638 옴진리교 (일본 최악의 사이비) LV 1 돌쿠오루 4637 6
637 만삭 며느리 살인사건 실화 LV 1 돌쿠오루 5111 2
636 살인에 쓰였던 기묘한 무기들 2탄 (1) LV 1 돌쿠오루 4187 5
635 살인에 쓰였던 기묘한 무기들 1탄 LV 1 돌쿠오루 4451 3
634 연쇄 살인마 택시의 질주 LV 1 돌쿠오루 3726 3
633 콘크리트 벽의 숨겨진 진실 LV 1 돌쿠오루 4152 2
632 무죄로 밝혀진 사형수들의 마지막 식사 LV 1 돌쿠오루 4956 6
631 반사회적 인격장애 소시오패스 10가지 특징 LV 1 돌쿠오루 4067 5
630 게리 맥퀴넌이 해킹한 NASA의 미스테리 사진들 LV 1 돌쿠오루 4085 6
629 북극에 UFO 기지가 있다???? LV 1 돌쿠오루 3978 7
628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것은 대규모의 실험이었다? LV 1 돌쿠오루 3842 6
627 영등포시장역 지하철 승강장 괴담 LV 7 공미니 4068 7
626 연인 LV 7 공미니 3643 7
625 아이들의 산 LV 7 공미니 3659 8
624 단골이던 카페 LV 7 공미니 4015 9
623 수로변 아파트 LV 7 공미니 3923 9
622 카라스텐구의 저주 LV 7 공미니 3979 9
621 [일본귀신영상] 밤마다 목을 조르는 손 LV 1 무섭수요 4420 8
620 [일본귀신영상] 감시카메라에 찍힌 집으로 돌아온 귀신 LV 1 무섭수요 4370 8
619 화장실의 누군가 LV 7 공미니 4041 6
광고 · 제휴 문의는 이메일로 연락 바랍니다.  [email protected]   운영참여·제안 |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right © www.uuoobe.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