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ㄹㅇ 사춘기+엠창인생 모드였음
반에서 왕따는 안당해도 은따는 되었음
그렇다고 지금처럼 무슨 셔틀인지 뭔지 그런건 없었음
운동을 싫어하진 않아 체격이 꽤 있었던게 이유기도 함
쨌든 담임은 내가 반에서 어떤 상황인지 잘도 알고 있었으면서도 걍 방관하는 태도였음
거기다 주변 인간들 중엔 힘좀 쓰고 꽤 폭력적인 넘들도 있었는데
이넘들 중 하나가 나한테 꽂혔는지 몇주째 나보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거임
조용하게 뭐라뭐라 그러는건 내가 그냥 신경을 안쓰고 넘기는데
이새끼는 큰소리를 지르며 대놓고 나를 지꼬붕 취급하려 들었음
그러던 어느날 수업 다 끝나고 청소하다가 이넘이 나보고 큰소리로 책상 옮기라는둥
뭐하라는둥 지시하는거임
나는 이거 걍 놔두면 안되겠다 싶어서 책상, 의자를 발로 차고 게겨댔음
근데 그새끼가 겁나 쎈넘임
난 솔직히 주먹질 할 생각은 없었고 내심 날아오는 주먹 피하거나 막을 생각이었는데
어느 순간 사방이 시커매지더니 바닥에 누워 있었음
그새끼는 파운딩 자세로 내위에 올라탔는데 내가 의외로 쎄게 나와서 그런지 걍 더 안떄리고 봐줌
하튼 그후로 몇일 동안 입한쪽이 퉁퉁 부었는데 담임이란 작자는 뻔히 그걸 알면서도
모르쇠로 방관했음 (걍 나보고 나와서 문제나 풀어보라는둥 했음)
솔직히 그때 때린 그넘보다 담임이 더 미운 생각이 들었음
학생이 문제가 있는데 지도 나 안좋아한다고 방관하는게 엿같앴음
선생 자격도 없는 넘이라 생각했었지만 더러워서 걍 졸업해 버렸음
그 일이 있은 후 십몇년이 지난 후 들은 얘기임
소개팅을 했는데 나온 상대 여자애가 내가 졸업한 학교 후배였음
생긴건 메주 덩어리 같았지만 후배 보니까 반갑기도 했고 학교 얘기를 좀 나눴음
그러다 충격적인 사실을 들었는데 내가 고등학교 때 담임이었던 그 인간이
10살 남짓한 아들의 손을 잡고 횡당보도 앞에 서 있었는데 아들이 장난을 치며
도로 쪽으로 나왔다 들어갔다 하다가 저쪽에서 오는 차에 그대로 치어서 즉사했다고 함
한마디로 그 담임은 아들의 손을 붙잡고 있는 상태서 아들이 차에 치어 버려 죽어버린거
그말을 들었을 때 첨엔 좀 황당하기도 했지만 옛날 그 담임이 어땠는지를 생각하니
담임이 안됬다는 마음은 안들었음
마치 내가 학교서 당할때 담임이 모르쇠로 방관하며 일관했던 것처럼
나도 담임이 손을 잡고 있는 상태서 아들을 잃은 그 상황에 대해 별 느낌이 안들었음
솔직히 그게 마음 한편에선 요만큼은 고소하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히려 안됬다는 생각이 하나도 안든다는 사실이 더 기분 좋음
평소에 많은사람들에게 나쁘게 대하는 인간일수록 언젠가 불행이 닥칠때 고소해할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