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명희 기자】
산모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는 산모 전문 심리케어 디자이너 박연서 실장. 정명희 기자 [email protected] ⓒ베이비뉴스 |
“이유 없이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반대로 계속해서 잠만 자기, 아이에 대해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거나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증상. 바로 산후우울증을 겪는 산모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심해질 경우 산모뿐 아니라 유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쳐 아이는 부모와 애착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게 되고, 정서발달 과정에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산모 전문 심리케어 디자이너 박연서 실장은 지난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 맘앤캐슬 산후조리원에서 예비맘을 대상으로 열린 산모교실에서 ‘산모의 우울증’이라는 주제로 강의에 나서 “산후우울증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주변 사람들은 항상 산모의 몸 상태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산모에게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은 삼가야 합니다. 평상시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사소한 말과 행동도 몸과 마음이 지친 산모는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죠. 산모가 힘들어할 때 위로하고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격려와 용기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 실장은 본인이 겪은 산후우울증 경험을 예로 들며 산후우울증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박 실장은 “출산 후에 겪는 환경적인 변화와 함께 몸속에서 이루어지는 호르몬의 변화로 산모들의 정서를 불안정하게 하는 원인”이라며 “갑자기 어느 순간 엄마가 되었다는 걱정과 두려움 등 복합적인 감정으로 혼란을 느끼게 되고 이유 없이 눈물이 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실장은 출산 여성의 85%가 경험하게 되므로 산후우울증은 특정 ‘문제 엄마들’에게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흔히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의를 펼친 박 실장은 산모 전문 심리케어 디자이너로 불린다. 산후우울증의 심각성이 날로 부각됨에 따라 맘앤캐슬 산후조리원은 출산한 산모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본연의 업무 이외에도 출산을 앞둔 임신부들을 대상으로 산후우울증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심리케어 디자이너를 산후조리원에 상주시키며 산모가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출산 후 몸과 마음을 어떻게 추스르느냐는 여성의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 단지 출산 후 몇 주간의 회복기간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출산 후 산모는 몸만 아니라 마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 자신에게 온전히 맡겨진 조그만 존재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10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막상 갓 태어난 아기를 안게 되면 무엇부터 해야 할 지 산모는 당황할 수밖에 없게 된다.
보통 출산 후 이틀부터 2주께까지 우울한 감정을 겪게 되는데 이를 산후우울감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개 산모들은 이 시기에 산후조리원에 머물기 때문에 몸의 회복을 돕는 산후조리와 함께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산후조리원의 역할로 부각되고 있다.
박 실장은 “임산부가 출산 후 겪게 될 몸의 변화를 미리 알고 우울증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산모가 느낄 수 있는 상실감이나 부담감 등 감정 상태를 이해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산모들과 모임을 가지며 서로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산후우울증을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임상심리학을 전공한 박 실장은 아이 둘을 낳으며 산후우울증을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산모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산모와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산모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게 된다고. “육아에 고민이 있을 때 상담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으면 훨씬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박 실장은 전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과 산모 스스로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엄마가 느긋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 아기에게도 정서적인 안정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도 건강하게 자란다는 말은 여기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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