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장애인과 아이들

  • LV 2 은초딩
  • 비추천 1
  • 추천 8
  • 조회 5802
  • 유아토크
  • 2014.04.24 14:48
장애인과 아이들
아이들을 대상화하고 있지는 않을까

[연재]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한 밥상을!'

 

'아이들에게 핵없는 세상을!'​

 

위 구호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방사능으로부터 아이들의 밥상을 지키자는 구호였다. 아무런 이상이 없어 보이는 구호가 최근 인권단체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구호를 쓰고 있는 곳들이 인권의 가치를 옹호, 지향하는 시민단체들이기 때문이다. 자! 위의 구호가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논란의 시작은 청소년 인권 단체인 '아수나로'라는 곳에서 문제제기 하면서 부터였다. '아수나로'의 주장을 간단히 옮기면 아래와 같다.

 

"'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상을'이라는 구호는 아이를 배제한 성인만이 외칠 수 있는 구호입니다. '내 아이와 가족'을 위한 탈핵과 반핵 담론에 그 아이들은 참여할 수 없습니다. 장애인이 스스로를 장애우라 부르지 못하는 것과 같이 ‘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상을!’이란 문구는 아이, 청소년들을 어른들의 탈핵/반핵 담론에 그저 기댈 수밖에 없는 의존적인 존재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수나로, 3월 논평 중에서)

 

즉 구호는 아이들을 수동적이고 보호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을 비판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구호들은 아이들을 대상화시키고 주체화 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친구와 함께 윙크하면서 사진 찍는 산하. ⓒ김광백
친구와 함께 윙크하면서 사진 찍는 산하. ⓒ김광백

 

​얼마 전 '계모 살인사건'으로 우리 사회가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아동학대의 83%는 친부모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한다. 여기서 친부모냐, 계모냐라는 구별을 넘어서 "무엇이 아이들을 학대받게끔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다.

 

아이들이 학대받는 이유는 사회적인 문제, 개인적인 문제, 가정 내의 구조적인 문제 등 복합적일 것이다. 그래서 그 중 무엇이라고 하나 단정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인 일이다. 개인적인 문제는 당장 우리가 해결할 수 없으니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보면, 나의 생각은 이렇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문화, 내 것에 대해 함부로 하는 문화, 그리고 타인에 대해 함부로 생각하고 단정지으려는 문화 등이 문제이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인권운동을 하는 이들은 이러한 것을 '인권 감수성의 부재'라는 말을 쓰곤 한다. 즉 타인에 대한 애정의 결핍, 타인에 대한 관심의 부재가 바로 사람들로 하여금 '인권감수성'을 갖지 못하게 만든다. 지금 내가 사는 환경이, 조건이 퍽퍽하니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분출할 공간이 없게 된다. 항시 문제는 가장 약한 고리부터 공격한다. 나의 스트레스는 내 주변에서 가장 약한 아이들을 공격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이 지점에서 '아동학대'라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아이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보호해야 하는 것과 더불어 부모의 소유물이라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이 편안하고 즐거운 하루대신​, 인생의 성공이라는 명목으로 수개의 학원을 전전긍긍해야 하는 아이들. 모두 어른들의 폭력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이들은 보호되어야 대상이 아니라, 어른인 우리 자신과 함께 성장하는 동시대인이라는 인식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다. 즉 아이들은 '미성숙'의 존재로 보지 않고, 어른이라고 '성숙'의 존재가 아닌 함께 성숙해야할 존재 말이다.

 

이런 생각들의 전환이 아이들에 대한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인권 감수성'을 증진 시킬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요즘처럼 기능적인 교육이 넘쳐나는 시대에, 오히려 필요한 것은 총론적인 교육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지난 일요일(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문득 보호의 대상으로 인식되어온 장애인과 아이들에 대한 사회 인식이 닮아있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좀더 '인권 감수성'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서 이 글을 써본다. 내가 행복해야하는 것보다, 다른 이들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지는 세상을 바라면서.

 

*칼럼니스트 김광백은 10여년 가까이 장애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이며, 지역사회를 진보적으로 바꾸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입니다. 현재는 인천사람연대 장애의제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2012년 2월에 태어난 산하(딸, 태명 볍씨)의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는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138100)를 통해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Copyrights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email protect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칼럼니스트 김광백([email protected])


추천 8 비추천 1

트위터 페이스북 다음요즘 싸이공감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
LV 4 predators
함께 어울리며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야죠
LV 3 밥달란말야
읽다가 갑자기 이 음악이 생각이 나서 적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39DWVFK-Bw 노래는 경쾌하고 밝은데 아동학대를 비판 하는 노래 입니다. 들으면서 뭉클해서 울었던 그런 노래 입니다. 어른들이 이번에 세월호 참사에서도 아이들을 보호 못했다고 생각을 하니 너무 가슴이 아려 옵니다.
육아,임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분류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0 유아토크 아기가 이유식을 먹지 않을 때, 그 원인은? (4) LV 2 은초딩 05.12 5384 7
109 유아토크 만1~2 세 아이 교육!! (6) LV 1 와우왕왕 05.11 5864 8
108 유아토크 5/7살 2명 자녀를 둔 아버지입니다. (5) LV 1 메롱메롱메… 05.10 5007 10
107 유아토크 오늘, 또 한 명의 아기가 버려졌다 (13) LV 2 은초딩 05.03 6173 9
106 유아토크 감기인 줄 알았더니..어린이 폐렴 주의보 (7) LV admin 허니스 05.02 6148 8
105 유아토크 어린이집·유치원서 수족구병 주의하세요 (7) LV 2 은초딩 04.29 5755 8
104 유아토크 46일된 아빠 입니다. (9) LV 1 파뱃 04.29 5456 9
103 유아토크 성공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요? (8) LV 2 은초딩 04.28 5389 9
102 유아토크 정말, 창의적인 아이로 기르고 싶다면? (7) LV 2 은초딩 04.28 5230 9
101 유아토크 아이가 이젠 독립적이것을 넘어서 용돈을!~용돈에 목매네요~ (6) LV 1 동네이장 04.25 6114 8
100 유아토크 장애인과 아이들 (2) LV 2 은초딩 04.24 5803 8
99 유아토크 잠자기 싫어하는 우리 아이 어쩌면 좋죠? (6) LV 2 은초딩 04.24 5840 8
98 유아토크 아이가 학교에서 상을 탓어요~요즘은 상을 탓을때 반아이들에게 뭔가 해주어야 되나요… (5) LV 1 동네이장 04.24 5253 9
97 유아토크 유모차가 위험한 유아 숲 체험장이라니 .... (8) LV 2 은초딩 04.23 6406 9
96 유아토크 할머니가 읽어주는 동화책, 아이들에겐 최고의 선물 (4) LV 2 은초딩 04.23 5755 8
95 유아토크 '아이가 어른스럽다'는 말, 칭찬 맞을까? (2) LV 2 은초딩 04.23 5653 8
94 유아토크 의사소통을 촉진시킬 수 있는 활동들 (3) LV 2 망토38 04.23 5445 9
93 유아토크 스스로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있는데~과연 잘 적응되어진건 일까요~? (3) LV 1 동네이장 04.22 5330 9
92 유아토크 수원에도 유모차는 가고싶다.... (8) LV 2 은초딩 04.22 6278 8
91 유아토크 아이의 부정적인 표현도 자기표현입니다 (3) LV 2 은초딩 04.22 5814 8
90 유아토크 "영유아기 학습이 평생 교육을 좌우해요" (6) LV 2 은초딩 04.21 5755 8
89 유아토크 아이와 함께 봄이랑 놀아요 (7) LV 2 은초딩 04.21 5747 8
88 유아토크 말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2) LV 2 망토38 04.21 6055 8
87 유아토크 침흘림이 심한 아동 (7) LV 2 망토38 04.17 6539 7
86 유아토크 애기 걸음마!!! (8) LV 1 화타님아 04.17 5714 8
85 유아토크 요즘 스스로 엄마일 돕고 용돈을 달라고 하는 딸아이~왜 일까요? (5) LV 1 동네이장 04.16 6039 8
84 유아토크 유아 독서 흥미 유발 (5) LV 2 dltjd 04.15 6024 7
83 유아토크 쉬운 놀이로 아이의 뇌를 깨우자 (3) LV 2 은초딩 04.13 5864 8
82 유아토크 내달부터 어린이 폐렴구균 백신 무료 접종 (5) LV 2 은초딩 04.11 6199 8
81 유아토크 돌전이 아가들이 젤루 예뻐요~돌지나면서 걷기 시작하면요~ (3) LV 1 동네이장 04.10 6035 8
광고 · 제휴 문의는 이메일로 연락 바랍니다.  [email protected]   운영참여·제안 |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right © www.uuoobe.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