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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른스럽다'는 말, 칭찬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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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아토크
  • 2014.04.23 14:45
'아이가 어른스럽다'는 말, 칭찬 맞을까?
어른스러운 아이? 아이답게 크는 것이 진짜 성장!

[연재] 예술치료사 강서영의 ‘아하, 그랬구나!’ 나와 가족의 모습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보조 교사역할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일하러 나간 부모를 대신해 동생의 밥을 챙겨주는 아이, 갖고 싶은 것을 좀처럼 말하지 않고 말하더라도 부모가 사줄 수 없다고 하면 조용히 물러나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아이를 둔 부모라면 주변에서 아이에 대한 칭찬을 수 없이 들었을 것이다. “아이가 참 착하다, 대견하다, 어른스럽다”라고 말이다. 그러면 부모들은 “아이고 뭘요”라면서도 속으로는 뿌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게 보통이다. 어떤 경우는 대놓고 “우리 아이가 우리 집의 엄마예요”라며 자랑하기도 한다.

 

늘 칭찬을 받는 어른스러운 아이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부모들은 몇이나 될까? 하지만 어른들의 기대나 요구를 거스르지 않는 아이들일수록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할 지도 모른다. 문제가 얼른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안에서 곪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애정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아이일수록 칭찬에 민감하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이 소중하다는 느낌이 약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켜서라도 인정을 받으려 한다. 칭찬을 양분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은 점차 그것에 익숙해져서 칭찬과 인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어느 것이 나다운 것이고 어느 것이 칭찬받기 위해 만들어낸 역할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은 까닭이다.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듣는 어른스러운 아이라 하더라도 정서적인 방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 어쩌면 아이는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포기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도 모르게 ‘칭찬’과 ‘인정’이라는 불빛이 비치는 쪽으로 따라가기만 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 내적 욕구는 점차 잊힌다. 인정욕구가 사회적 성장의 주요 동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인정욕구만을 충족하려 한다면 사회적 성취 후에도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아이는 언젠가 어른이 된다. 그런데 온전히 아이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던 경우는 겉으로만 어른스럽고 내적인 성장은 더딜 가능성이 크다. 아이의 자아 성장은 욕구가 자신의 목소리로 드러나면서 시작된다. 진정한 성장은 자신의 욕구와 외부세계와의 갈등이 조율과 타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적 욕구의 상실은 감정인식불능으로 고착된다. 마음으로 느껴야 할 순간에까지 사고기능이 활성화되면서 감정기능은 도리어 퇴화된다.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를 지속적으로 무시하게 되면 최악의 경우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어른스럽고 조용하던 아이가 내적 욕구를 자신의 목소리로 표현할 때 충분히 들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은 바로 그래서다. 아이들은 때로 반항할 수 있다. 그건 자신의 힘이 생겼다는 신호다. 그것을 진정한 성장의 맥락에서 보려면 부모의 눈높이가 아이의 성장에 따라 유연해져야 한다. 아이의 반항과 요구를 합리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가정 내의 규범을 아이의 변화에 맞게 재조정해야 할지, 아니면 아이의 표현방식을 교정해야 할지를 판단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과제이다. 하지만 일단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진지하게 읽고 다루겠다는 부모의 자세만으로도 아이는 자신의 욕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게 되지 않을까.

 

*칼럼니스트 강서영은 예술치료사이자 청소년 상담사, 한국표현예술심치치료협회 임상감독자로서 강서영 심리상담센터(www.일산심리치료.kr)를 운영 중입니다. 심층심리를 기반으로 한 예술심리치료로 아동, 청소년, 성인들을 만나고 있으며 좋은 부모되기가 부모자신의 인격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신념과 더불어 좋은 치료 역시 치료자 자신의 인격성장에 달려있다는 믿음으로 ‘이 순간을 잘 살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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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강서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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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 4 predators
아이가 착한 일을 하지만 부모님 손길이 닫지않는다
LV 3 Trinityovna
정신적으로 너무 일찍 성정해도 주변 또래와의 소통에 문제가 많아집니다.
이는 검정고시 출신의 성공 뒤에 찾아 오는 외로움 등의 어두운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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