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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새해 초부터 중국 샤오미의 스마트폰 ‘홍미노트3’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4일 KT와 인터파크는 공동 프로모션으로 홍미노트3(16GB)를 6만9000원에 판매했다가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하루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스마트폰 구매대행 전문기업인 ‘3KH’로부터 홍미노트3를 빌려 사용해봤다. 현재 샤오미는 국내에서 공식 판매를 하고 있지 않아 이번 리뷰에선 중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그대로 사용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컸다. 한글화,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사용 제한 등의 문제로 홍미노트3를 한국에서 사용하기에는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홍미노트3, 韓서 사용하기 ‘불편’…전문가도 어려운 초기설정
홍미노트3를 만졌을 때 두꺼운 아이폰6s 플러스 같은 느낌을 받았다. 특히 크기, 제품 후면을 감싼 금속 소재도 아이폰6s 플러스와 닮았다. 후면의 지문인식 버튼은 중국 화웨이가 만든 넥서스6P를 연상시켰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애플 만큼의 완성도를 보여주진 못했다.
전원을 켜자 화면 중앙에는 샤오미의 로고인 ‘MI’가, 하단에는 구글 안드로이드 로고가 표시됐다. 샤오미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는 좀 특별하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처럼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기반(AOSP)으로 개발된 ‘MIUI’ OS를 탑재했다.
언어를 선택하는 화면이 나왔다. 선택 항목은 영어와 중국어 두 가지였다. 중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영어를 택했다. 하지만 메뉴 곳곳에서 중국어가 등장해 당황할 때가 많았다. 한글 자판은 아예 지원되지 않았다.
홍미노트3는 기본적으로 샤오미의 전용 오픈마켓인 ‘미앱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미앱스토어에 등록된 앱 대부분은 중국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앱은 거의 없었다. 국내 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별도로 설치해야 하지만 설치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홍미노트3를 국내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한글화 등 여러가지 고도의 초기설정 작업이 필요하다. 샤오미 커뮤니티 카페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얻은 정보로 한글화, 한글 입력기, 구글 플레이스토어 설치 등 초기설정을 따라해 봤지만 까다로웠다. 설명대로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설치했지만 실행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오류 메시지 조차 중국어였다. 스마트폰을 잘 모르는 실버세대가 단순히 가격이 싸다고 홍미노트3를 구입한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이러한 고생은 나만의 얘기가 아니었다. 샤오미폰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읽어보니 ‘초기세팅이 너무 어렵다’, ‘한글화 포기’, ‘초기설정 대행 찾습니다’라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만큼 홍미노트3는 스마트폰 전문가들도 사용하기 어려운 제품이었다. 제품을 제대로 써보기도 전에 지쳐갔다.
◆ 홍미노트3, 19만원이라도 있을 건 ‘다 있다’…불편 감수할 소비자만 ‘OK’
홍미노트3에도 장점은 있다. 우선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다. 홍미노트3의 중국 가격은 899위안(약 16만8300원) 수준으로, 자급제폰을 기준으로 약정없이 국내에서 19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저렴한 가격에도 풀HD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사양들을 대거 탑재했다.
카메라와 배터리 부분에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홍미노트3 전·후면에는 500만 화소, 13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카메라 앱이 사진촬영 준비단계로 진입하는데 1초가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실행이 빨랐다.
셀카 모드로 사진을 촬영하면 인물의 나이와 성별을 예측해 알려주는 기능은 흥미로웠다. 실제 기자의 얼굴을 갖다대자 초점을 맞춘 뒤 나이를 표시해줬다. 35세인 기자의 나이를 28세로 표시해 기분은 좋았지만 정확도는 높지 않았다. 어떤 경우는 여자를 남자로 인식했다.
또 홍미노트3의 배터리 용량은 4000밀리암페어아워(mAh)다. 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5(3000mAh), 아이폰6s 플러스(2750mAh) 보다 많은 수준이다.
◆ 중저가폰 공시지원금 많아져…홍미노트3 가격경쟁력 크게 없어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중저가폰 공시지원금을 높이고 있는 점은 홍미노트3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요소다.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가 많이 사용하는 5만원대 요금제만 해도 20만원이 넘는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어 중저가폰 단말기가 공짜폰이 되거나 가격이 10만원대로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갤럭시J7의 출고가는 37만4000원이지만, 5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하면 단말기를 7만96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는 한 달에 3320원(24개월 약정)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공식 출시된 화웨이 초저가폰 Y6의 경우 월 2만9900원의 최저가 요금제에서도 단말기 가격이 공짜다.
전체적으로 홍미노트3는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사용해보겠다는 ‘스마트폰 마니아’에게 어울릴 법한 제품이었다. 또 이색적인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싶거나 단말기 비용 등 통신비를 절대적으로 아끼겠다는 소비자들에겐 괜찮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편의성을 고려하거나 5만원대 요금제 정도를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굳이 홍미노트3를 구입할 필요는 없다. 만약 누군가에게 저가폰을 추천해야 한다면 최소한 홍미노트3는 아닐 것 같다.
출처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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