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러시아는 왜 또다시 푸틴을 선택했나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6년을 더 맡겼습니다.

푸틴은 17일(현지시간) 종료된 러시아 대선 출구조사 결과 8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예상했던 대로 압승이 확실시됩니다.

이번 대선에서 5선에 성공한 푸틴은 2030년까지 러시아를 계속 이끌게 됐습니다.

서방이 기대했던 시나리오는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하자 서방은 고강도 경제 제재를 가하면 그의 통치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특히 지난해 6월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전차를 끌고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하는 무장 반란을 일으켰을 때는 푸틴의 철옹성 같은 통제력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달에는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갑자기 사망하면서 조성된 추모 분위기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푸틴은 보란 듯이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며 '5.0(집권 5기) 시대'를 열었습니다.

러시아 민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 조사에서 푸틴의 지지율은 지난해 내내 80%를 웃돌았습니다.

푸틴에 대한 견고한 지지는 적어도 국내에선 "그래도 러시아에 이만한 지도자가 없다"는 평가 때문입니다.

소련은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개혁 개방 정책에도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고 1991년 붕괴했습니다.

러시아 초대 대통령 보리스 옐친은 모라토리엄(지급유예) 선언 등으로 러시아 위상을 추락시켰다고 평가받습니다.

푸틴은 2000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강한 러시아' 정책을 펼쳤습니다.

고유가 시대에 힘입어 러시아 경제를 끌어올린 푸틴은 석유·가스·식량 등 풍부한 자원을 무기로 세계 경제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소련 붕괴 트라우마가 없는 젊은 층도 경제적 안정과 질서를 우선하는 분위기입니다.

권위주의적 통치라고 비판받지만, 푸틴의 공(功)이 과(過)보다 크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서방 제재에도 러시아 경제는 예상보다 잘 버티고 있습니다.

계란값이 40% 급등하는 등 물가가 오르기는 했지만, 러시아인들은 일상에서 전시 상황을 거의 체감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데다 서방 기업이 철수한 빈자리는 병행수입 제품과 자체 브랜드로 어느 정도 메우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4년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1.1%에서 지난 1월 2.6%로 상향 조정했다. 러시아 실업률은 지난해 10월 2.9%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서방과 대립이 심화하면서 '나치 제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진 저지' 등 푸틴이 내세운 특별군사작전 명분에 동조하는 현지 여론도 커졌습니다.

러시아가 서방 전체에 맞서는 상황을 보며 강대국의 위상 회복을 느끼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군사 분쟁이 벌어지면 여론은 지도자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러시아인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아닌 서방과 싸우는 것으로 보고 있고 서방의 불합리함에 러시아가 큰 피해를 보고 있으니 푸틴을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러시아는 산이 없는 지형으로 늘 외부 침략을 고민해야 했고 광대한 영토에 비해 인구가 적고 민족은 다양해 행정적 통제를 위해 강력한 권력이 요구됐다"며 "역사적으로 중앙집권적 강력한 지도자가 있을 때 러시아가 번영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제정 러시아와 소련 시절 불만을 표출했을 때 가혹한 불이익을 받은 경험이 이어지면서 현실에 순응하고 어려운 일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러시아인의 의식에 깔려 있다는 해석도 있다고 장 위원은 덧붙였습니다.

푸틴 정권도 여론을 통제하고 반대자를 배제하고 있습니다.

정부에 비판적인 독립언론과 서방 주요 소셜미디어의 접속은 차단됐고 특별군사작전을 비판하면 처벌받는 상황에서 국민은 점차 전시라는 현실에 무뎌지고 차라리 무관심해졌습니다.

반정부 여론을 결집할 지도자도 마땅치 않습니다.

나발니는 사망했고, 부인이 남편의 뜻을 잇겠다고 선언했지만, 해외에 있어 러시아 내부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기엔 역부족입니다.

다른 반정부 인사들도 대부분 해외에 망명 중입니다.

종신집권을 향해가는 푸틴의 걸림돌은 본인의 건강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그의 통치 체제는 잘 갖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2030년 대선까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도 여럿입니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과 그로 인한 서방과의 갈등이 길어지면 국민의 피로도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적 불안이 커져 지난해 알코올 의존 사례가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계속 전장에 투입돼야 하는 점도 여론의 불만을 키울 수 있습니다.

나발니 사망을 계기로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한층 커졌고 부정선거 의혹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제적 고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러시아 경제가 언제까지 안정을 유지할지도 미지수입니다.

서방 제재로 에너지 수출 경로는 계속 제한되고 있고 유가 하락 위험도 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가 연 16%에 이를 정도로 인플레이션 관리도 쉽지 않습니다.

푸틴은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가 구매력 기준 세계 4대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며 경제 성장을 자신했습니다.

또 향후 6년간 출산율 제고, 최저임금 인상, 평균 기대수명 연장, 참전 병사에 대한 지원 강화 등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여론 달래기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추천 1 비추천 0

트위터 페이스북 다음요즘 싸이공감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
이슈/토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20540 [속보] 정부 "오늘부터 보건소·보건지소도 비대면 진료 허용" LV 3 인생초기화 04-03 74
20539 현재 대한민국 고립 은둔 청년 54만명 ㄷㄷㄷ LV 3 인생초기화 04-03 95
20538 ‘푸바오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 반환 하루 앞두고 모친상… “예정대로 함께 중국행” LV 2 초코바나냥 04-03 61
20537 [속보]법원, 의대 교수들이 낸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 각하 LV 3 메생이전복 04-02 72
20536 당기시오’ 출입문 밀어 70대 넘어져 사망…50대 유죄 확정 LV 3 메생이전복 04-02 63
20535 송하윤측 “학폭으로 강제전학은 사실… 그 제보자랑은 무관해” ㄷㄷㄷㄷ LV 3 메생이전복 04-02 90
20534 낚시 갔다가 봉변...50대女 닻줄에 감겨 발목 절단 LV 3 시네키노 04-02 102
20533 송하윤 측 '학폭 사실 무근, 제보자와 일면식 없어' [공식입장] LV 2 공복엔금주 04-02 55
20532 아파트 11층 침실에서 잠자던 일가족까지 밖으로 추락시킨 최근 중국 강풍.jpg LV 2 공복엔금주 04-02 94
20531 [단독] 서울 노원구 고등학교에서 학생 극단적 선택 LV 2 공복엔금주 04-02 186
20530 카리나·이재욱, 공개열애 5주만에 결별 LV 2 공복엔금주 04-02 71
20529 속보) 독일 대마 합법화 근황 LV 3 인생초기화 04-01 124
20528 [실시간]인천 석남동 화재 주변 CCTV LV 3 인생초기화 04-01 92
20527 순수 K기술 고속열차 'KTX-청룡' 베일 벗다 LV 1 아메리카노… 04-01 97
20526 [단독] 충북경찰청, 서울 강북경찰서 압수수색..소속 경찰관 체포 LV 1 아메리카노… 04-01 84
20525 벚꽃성지 여의도, ‘사쿠라’ 대신 ‘제주왕벚나무’로 바꿔 LV 1 아메리카노… 04-01 78
20524 강동구 여학생 대상 칼부림 예고남 잡고 보니 10대...구속 조치 LV 1 아메리카노… 04-01 79
20523 '성인페스티벌' 개최 차질…수원시 "전시장측, 대관 취소" LV 3 조이준 04-01 70
20522 발견하면 절대 만지지 마세요”…서울시 신신당부한 이것, 도대체 뭘까? LV 3 조이준 04-01 86
20521 "그의 정체는 빈센조"…'눈물의 여왕' 찾은 송중기, 역시 '임팩트 甲' LV 2 한강데이트 04-01 85
20520 "최악의 더위 온다" 올여름 가장 강력한 '폭염' 예고 LV 2 한강데이트 04-01 73
20519 배민도 무료배달 시작 LV 2 한강데이트 04-01 82
20518 경기 광주서 30대 공무원 숨진 채 발견…극단적 선택 추정 LV 2 한강데이트 04-01 47
20517 경찰, 만우절 장난전화 엄정 대응...민사상 손해배상도 가능 LV 3 인생초기화 03-31 92
20516 '빈차' 뜬 택시 탔더니…숨져 있던 택시기사 LV 2 멸치칼국수… 03-31 140
20515 하남 데이터센터 공사장서 30대 근로자 깔림 사고로 숨져 LV 2 멸치칼국수… 03-31 91
20514 도랑에 빠진 33개월 여아, 상급병원 전원 거부 끝에 숨져 LV 2 멸치칼국수… 03-31 93
20513 병원서 치료받다 실종된 동작구 부구청장, 구로역서 숨진 채 발견 LV 2 멸치칼국수… 03-31 81
20512 서유리, 최병길PD와 결혼 5년만 이혼 발표 “너무 행복해, 결정사 등록할 것” LV 2 멸치칼국수… 03-31 95
20511 원로배우 남일우, 향년 83세 오늘 (31일) 별세..김용림 남편상·남성진 부친상에 슬픔 LV 2 멸치칼국수… 03-31 86

조회 많은 글

댓글 많은 글

광고 · 제휴 문의는 이메일로 연락 바랍니다.  [email protected]   운영참여·제안 |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right © www.uuoobe.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