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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녀 살해' 김태현 1심 무기징역…"우발적 범행 아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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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12 19:01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태현(25)에게 1심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오권철)는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침해·경범죄처벌법위반죄 등 5개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에게 12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태현이 피해자 3명을 살해한 지 7개월여 만이다.

김태현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큰딸 A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스토킹을 하다가 지난 3월23일 집으로 찾아가 여동생과 어머니, A씨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태현은 줄곧 자신이 스토킹한 큰딸을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해선 우발적 살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김태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 주거지를 범행 장소로 택하고 큰딸이 오후 10시에 귀가할 것을 알고도 5시39분경 피해자 집으로 찾아갔다"며 "큰딸 피해자 범행을 시행하기 위해선 가족 중 누군가 반드시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흉기와 청테이프 등만 가지고 이웃 주민이 알아채지 못하게 손쉽게 제압하는 상상은 어렵다"며 "오로지 제압만 하려고 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생 살해 후 현장을 떠나지 않았고, 어머니에 대한 범행이 뒤따른 것으로 보아 결코 우발적 살인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 사건 당시 미리 세웠던 계획에서 큰딸은 흉기로 위협하고 여의치 않으면 모두 살해하겠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3일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김태현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둘째 딸 살해가 계획에 없던 일이라면 다음 범행 실행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당당하게 행위를 이어나갔다"며 "모친을 죽여야겠다는 결심을 한 것을 보면 일련의 범행이 계획됐던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세 명을 살해하고 범행 과정에서 다른 범죄를 함께 저지른 점을 감안하면 피고인에 대해 극형 외에는 다른 형을 고려할 여지가 없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사형 선고로 나아가기 위해선 엄격한 요건이 필요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벌금형 초과 범죄전력이 없는 점, 범행 후 도주하지 않았고 재판 과정에서 잘못을 반성한다는 반성문을 제출하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죄 뜻 밝혔다"며 "사회 격리 수감생활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고 참회하고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도록 사형 이외 가장 중한 형벌을 선고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보던 유가족들은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사형을 내려 달라며 소리치고 오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김태현은 지난 3월25일 밤 9시8분께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목 등 급소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태현은 범행도구로 사용할 흉기 등을 훔친 뒤 피해자들 집을 찾아 귀가하는 어머니와 둘째 딸을 시작으로 자신이 스토킹한 것으로 알려진 큰딸까지 참혹히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태현은 범행 직후엔 큰딸 휴대전화에서 자신과 주고받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 내용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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