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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끌고 왜 복잡한 지하철에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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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9.17 11:20
유모차 끌고 왜 복잡한 지하철에 나와?
유모차 이용자 비난하는 '섬뜩한' 우리 사회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애 키우며 대중교통 이용해보니 대한민국이 OECD 국가가 맞나 모르겠습니다. 가야할 길이 멀었습니다.”

 

“정말 아기띠 하면 허리 꺾일 거 같아요. 유모차 쓰면 계단은 많고 주위 눈치 신경쓰이고. 우리나라는 애 키우는 게 죄네요.”

 

“유모차 안달고 나오면 애 엄마들은 어깨 빠지란 이야기입니까?”

 

“유모차 끌고 왜 복잡한 지하철에 나오고 그래?!”라는 누리꾼들의 비난에 대한 엄마, 아빠들의 반응이다. 일부 무개념 부모에 대한 비난 여론이 ‘아이 출입금지’ 노키즈존까지 만들어내고 있는 요즘, 유모차 이용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갑지만은 않다. 유모차는 스스로 걷기 힘든 아이들의 발이 되어주고 세상과 소통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유모차가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포대기나 아기띠를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는 논리다. 반면 대다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들은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교통약자들이 마음놓고 어디든 다닐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그것이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첫 시작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모차는 가고 싶다' 영유아 보행권 캠페인을 지난해 8월부터 펼치고 있는 베이비뉴스는 최근 페이스북에 ‘유모차 끌고 왜 복잡한 지하철에 나오고 그래?’라는 물음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시민들의 의견을 물었다. 해당 게시글을 읽은 이들은 유모차가 부모들에게 왜 필요한지 항변하면서 유모차를 이용하기 불편한 보도환경을 지적했다. 아이 부모뿐만 아니라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를 위한 보행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는목소리도 나왔다. 열흘 만에 7만 명이 넘는 이들이 이 게시물을 읽었고, 90명 가량이 영유아 보행권 확보를 위한 의견을 보탰다.

 

베이비뉴스의 지난해 8월 22일 ‘유모차 들어주는 알바가 생긴 이유?’(http://ibabynews.com/News/NewsView.aspx?CategoryCode=0010&NewsCode=201308221250044072509129) 제하의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유모차 사용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댓글들을 모아놓은 모습. ⓒ포털 네이버
베이비뉴스의 지난해 8월 22일 ‘유모차 들어주는 알바가 생긴 이유?’ 제하의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유모차 사용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댓글들을 모아놓은 모습. ⓒ포털 네이버

 

 

먼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보행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경험이 많았다.

 

한 엄마는 “저번 주에 유모차 가지고 오랜만에 지하철 탔다가 저희 신랑 완전 운동했어요”라며 “지하철안에서도 복잡한데 유모차 둘 곳도 없어 눈치 아닌 눈치 봤네요”라고 속상해했다. 또 다른 엄마는 “시골도 아니고 도시인데도 유모차가 갈 곳이 없는 인도. 울퉁불퉁하고 가로수까지 있어서 좁아요. 그래서 그냥 아기 데리고 위험하지만 도로로 내려가서 빨리 가요”라고 털어놨다. “1호선과 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은 아직까지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길고 긴 계단을 애를 안고 올라가야 합니다. 처음에 유모차 한 번 끌고 나갔다가 엄청난 인파에 밀리고 일하시는 직원 도움 겨우 받아 유모차 계단 밑으로 내리고 그랬어요”라고 전하는 엄마도 있었다.

 

이외에도 왕십리역, 충무로역, 고속터미널역, 디지털미디어시티역, 합정역 등 다양한 지하철역에서 유모차 이용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엘리베이터가 있어도 유모차를 배려하지 않는 일부 사람들로 인해 불편했다는 하소연 섞인 반응도 나왔다.

 

한 엄마는 “예전에 우리 아이들 유모차 탈 때 백화점 엘리베이터 기다리는데, 멀쩡한 젊은 여자가 유모차 때문에 짜증난다고 했던 게 기억난다”며 “엘리베이터가 꽉 차서 유모차 엄마들은 못타고 몇 번 기다렸다 타는 경우가 일상다반사다. 이제 우리 애들은 다 컸고 마트나 백화점에서 엘리베이터 타더라도 꼭 유모차 타는 엄마들을 배려해준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엄마는 “유모차 끌고 지하철 타면 눈치가 (보인다). 왜 눈치를 봐야하는 건지, 휴대용 유모차 접어서 어깨에 메고 버스타도 트집인데, 이래가지고 무슨 애놓고 살기좋은 세상이 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아기라 가볍다고 생각하겠지만 6개월만 지나도 10kg 넘고 2살만 되도 15kg 이하다. 포대기하면 아기는 얼마나 답답한지 아시는지”라고 말하며 아이 키우는 부모들의 입장을 이해해달라고 의견도 있었다.

 

지난 7월 16일 오전 한 엄마가 두자녀와 함께 서울 강남 삼성동 코엑스 동문 입구 앞에서 계단을 발견을 하고는 망설이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지난 7월 16일 오전 한 엄마가 두자녀와 함께 서울 강남 삼성동 코엑스 동문 입구 앞에서 계단을 발견을 하고는 망설이고 있다. 이기태 기자 [email protected] ⓒ베이비뉴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베페 베이비페어가 개막한 가운데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코엑스로 가는 지하통로 계단에서 베페 유모차 아르바이트생들이 유모차를 들어 계단을 오르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베페 베이비페어가 개막한 가운데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코엑스로 가는 지하통로 계단에서 베페 유모차 아르바이트생들이 유모차를 들어 계단을 오르고 있다. 이기태 기자 [email protected] ⓒ베이비뉴스

 

 

유럽의 교통선진국을 부러워하는 반응들도 넘쳐났다. 핀란드나 독일 등은 유모차로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유모차 이용자를 배려하는 문화가 대중적으로 자리잡았다고 소개하는 이들도 있었다.

 

유럽에서 아이 둘을 키웠다는 한 엄마는 “만약 그 외로운 땅에서 유모차가 불편해서 늘 집에만 있어야 했다면 우울증 심했을 거예요. 생후 한달 째부터 초대형 유모차 끌고 버스, 지하철 마음 놓고 타고 다녔어요. 휠체어 탄 분들과 함께 지하철, 버스 같이 당당히 탑승하고 다녔네요”라며 “한국 와서 어린 아기를 소형 유모차에 태우는 거 보고 놀랐어요”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엄마는 “독일은 저상버스로 유모차가 오르내려요. 아이나 노인들도 버스가 낮아서 타고 내리기 쉬워요”라며 “우리나라 보도는 어떤가요? 유모차 끌고 다니기가 쉽지 않죠. 거리의 턱이 없으면 유모차 뿐 아니라 휠체어타신 분들도 다니기 편합니다. 약자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아이 키우는 부모들은 유모차를 바라보는 싸늘한 시선에 대해 속상함을 내비치며, 유모차, 휠체어, 노인 등 교통약자 모두가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세상을 꿈꿨다.

 

엄마들은 “아기 키우는 엄마지만 유모차 불편한 건 둘째치더라도 휠체어 장애인들이 정말 불편하겠단 생각이 든다”, “결혼 전엔 몰랐는데 아기 낳고 잠깐 장보거나 은행가면서 드는 생각이 우리나라 장애인들 힘들겠다였음. 유모차가 다니기도 힘들면 휠체어도 다니기 힘들테니”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른 엄마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이동해야 하는 경우 유모차가 이동할 수 없는 경로가 너무 많아서 외출을 아예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답니다. 애 낳으라고만 하지 말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좀 더 조성해주면 좋겠어요”라고 호소했다. “아기 낳기 전에는 사실 이해 못하는 부분도 많았는데, 출산 후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정말 아기와 편하게 외출할 수 있는 한국이 되길 바래요”라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영국 출신인 한 엄마는 “영국에서 유모차 끄는 엄마들은 도움 많이 받아요. 특히 계단 올리고 내릴 때 모르는 분들도 엄마들이랑 유모차 잡고 도와줬어요”라며 “한국에서는 이런 경험 아직 못 했어요. 혼자서 유모차 잡고 힘들게 계단 올라갔어요”라고 말했다.

 

반면 유모차를 들어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남기는 글들도 있었다. 한 엄마는 “복잡한 시간에 유모차 끌고 타서 욕 먹은 적도 있지만, 엘리베이터 없는 곳에서 역무원님이 유모차 들어주시고 했었어요. 7호선 건대입구역 역무원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 엄마는 “유모차는 다른 대안이 없는데도 사람들이 우르르 먼저 타버리고 유모차는 몇 번이나 다음 엘리베이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보면 안타깝습니다”라며 “불편하고 억울하신 부모님들은 더 이상 유모차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지면 잊겠지만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예전에도, 지금도 다르지 않고 어쩌면 평생 이렇게 사실지 모릅니다. 배려가 필요한 모든 사람이 살기 좋은 세상이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 아이도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입니다”고 말했다.

 

한편 베이비뉴스와 뉴시스는 10월 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영유아 보행권 & 어린이 안전 연중캠페인 ‘유모차는 가고 싶다’ 서포터즈 제2기 소망식을 개최한다. ‘유모차는 가고 싶다’ 캠페인(http://safe.ibabynews.com)은 유모차 이용자들이 마음 놓고 외출할 수 없는 보행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캠페인이다. ‘유모차는 가고 싶다’ 서포터즈 2기 소망식에서는 유모차와 함께하는 서포터즈 5000여 명과 서울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즐거운 유모차 세상을 만드는 다채로운 놀거리, 볼거리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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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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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 2 캐롤린
헐..지들이 낳아서 그렇게 해보라지 어이구..
LV 2 뮬란
요즘 젊은 애들은 인터넷상에서는 너무 함부로 말하더라구요.... 아이 업는 것도 한계가 있는건데. .ㅜㅠ 이래서 아이 더 낳기 싫다는...
LV 4 79559
유모차는 다른 대안이 없는데 엘리베이터 몇 번씩 놓치고.. 그래서 에스컬레이터로 가면 또 직원이 유모차는 이용 못 한다고 잡고....
우리나라는 상대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것 같다능.....
업어주는 건 집에서나, 아이가 아파 힘들어하거나,, 그렇게 한시적으로 하는 거지 반나절 이상 돌아다닐 때에도 업고 다니라고 말하는 사람 어이없네요.. 게다가 엄마들은 아이 낳는 준비할 때부터 옥시토신 호르몬의 분비로 근육도 뼈 마디마디도 죄다 느슨해지는데 아이 낳고서도 1년이 지나야 뼈 사이가 벌어졌던 게 거의 원상태로 아문다는데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다닌다고 욕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세상이라니... 지금은 유모차 졸업해 홀가분한 엄마지만 정말 저런 생각을 하는 젊은이들이 한심스럽네요.
LV 1 av보리
기사밑에 댓글 수준....ㅡㅡ 진짜 저런 양아치같은 놈들은 내 평생 스쳐지나가고 싶지도 않네.. 저렇게 말하면 자기 엄마 욕하는 것 밖에 안되는데 ㅉㅉ
LV 1 GumaJY
저 댓글에 저런 발언을 한다는 사람 머릿속 자체가 무시무시하네요.. 저런사람은 일단 정상적인 정신을 갖고 있지 못한 병자 아니에요? 같은 사회에 어떻게 살겠어요 무서워서.. 애한테 목줄에 바퀴를 달라니.. 정상적인 사고방식이 아닌데 저런사람이 도로위에 무작위로 걸어다니고 있다니.. 이러니 맨날 무시무시한 사고들이 터지는거 같아요.. 인간이 아닌 시한폭탄같은.. 그리고 아닌척 가면쓰고 다니는 인간이 아닌것들..
LV 1 가보아빠
ㅠㅠ 애엄마는 집안에만 쳐박혀 있어야 하는가요??? 요새 너무 각박해요.. 기사보면 씁쓸..
LV 3 두부김치마…
국가는 저출산저출산 하면서...도움은 커녕 불편함을 안겨주네여... 쓰레기같은 댓글 단 사람들 또한 내부모한테서 태어났는데 어찌 저런 댓글을 쓸수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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