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이번엔 '스마트카 결투'

  • LV 6 airwolf
  • 비추천 3
  • 추천 5
  • 조회 5727
  • 자유
  • 2015.12.11 18:28
  • 문서주소 - /bbs/board.php?bo_table=smartphone&wr_id=54092
[삼성, 전장사업팀 신설… 2년 5개월 앞선 LG에 도전장]

2020년 3033억달러 시장 급성장 - LG, 전기車배터리 등 GM에 납품

텔레매틱스도 3년 연속 세계 1위, 삼성은 아우디에 車반도체 공급

경력 판이한 양사 首長 - 삼성은 재무통, LG는 車전문가

 

삼성전자가 지난 9일 조직 개편에서 자동차용 전자 장비를 개발·판매하는 전담 조직 '전장(電裝)사업팀'을 신설했다. LG전자는 이보다 2년 5개월 앞선 2013년 7월에 VC(자동차부품)사업본부를 출범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 전자산업의 숙적인 양사가 이젠 자동차 전장 부문에서도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업계에서는 "전자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LG가 길을 터놓은 상황에서 삼성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경쟁하는 양상이 또 벌어졌다"며 "생활가전·TV·휴대전화에 이어 자동차 부품에서도 양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력 부품 비슷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은 스마트카(smart car) 개발과 맞물려 급성장 중인 분야다. 스마트카란 운전자의 스마트폰이나 교통관제 시스템, 전·후방 카메라, 센서 등과 연결해 주변 정보를 알려주고 자동으로 주행하거나 충돌을 방지하는 등 첨단 기능을 장착한 자동차를 말한다. 애플·구글이 개발 중인 무인차(無人車)나 테슬라의 전기차 등이 대표적인 스마트카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은 올해 2390억 달러(약 282조3307억원) 규모에서 2020년 3033억 달러(약 358조2820억원)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작년에 올린 매출(206조2100억원)의 1.7배가 넘는다. 현재 이 시장의 강자는 독일의 콘티넨털, 일본 파나소닉 등이 있다. 한국 업체들은 이들에 비하면 아직 도전자 입장이다.

/LG화학 제공

 

삼성은 각 사업부·계열사별로 진행 중인 전장 사업을 한데 모아 별도의 전담 사업팀을 구성했다. 전장사업팀은 우선 단기간에 실적을 낼 수 있는 내비게이션(길 안내 시스템) 등 차량용 기기 사업에 주력하고, 향후 차량용 반도체 위주로 사업을 진행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사업팀이 반도체를 총괄하는 권오현 부회장 산하에 편입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난달 독일의 자동차 업체 아우디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한 실적도 있다.

삼성보다 일찍 전장 사업을 시작한 LG전자는 차량용 통신 서비스인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3년 연속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LG화학에서 납품받는 전기차용 배터리 팩, 전기차용 모터 등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이미 미국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 핵심 부품 11종을 납품하는 등 실적을 쌓고 있다. 또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VC디자인연구소'도 설립했다.

 

LG가 앞섰지만 삼성은 더 큰 확장성이 강점

양사의 자동차 부품 사업을 이끄는 두 수장(首長)은 경력이 상반된다. LG전자 VC사업본부의 이우종 사장은 자동차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다. 과거 대우자동차 개발 총괄이사 출신으로 LG전자로 옮겨온 뒤 VC사업본부 설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장으로 선임된 박종환 부사장은 재무·관리 전문가다. 1995∼1997년 삼성자동차에 근무한 적은 있지만, 이후 구조조정본부 재무팀, 생활가전사업부 기획담당 상무 등을 거쳤다.

업계에서는 전장 사업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정면 충돌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두 회사 다 IT(정보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라 주력 제품 역시 비슷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는 계열사인 삼성SDILG화학이 치열하게 대결하고 있다.

일단은 B2B(기업간 거래) 사업이라는 특성상 시장에 먼저 진입한 LG전자가 유리한 입장이다. 완성차 업체들에 이미 대량 납품 실적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이 과거 완성차 사업에 뛰어들었던 전력이 있다는 것도 약점이 될 수 있다. 삼성 부품을 납품받는 자동차 업체로서는 삼성이 나중에 완성차 사업까지 진출할 경우 경쟁자를 키워준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완성차 시장에 진출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장기적으로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이 그렇지 않은 LG에 비해 유리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특히 스마트카 시장이 확대될수록 주행시 발생하는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주변 상황을 분석해 특정 기능을 실행하는 반도체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동부증권 유의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LG전자가 유리할지 모르지만, 향후 삼성이 반도체를 기반으로 따라붙는다면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

추천 5 비추천 3

P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