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전 그 날 ……

  • LV guest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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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5.2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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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써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고민 끝에 쓰기로 했습니다.

다 털어놓아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서 용기를 내 봅니다.

 

이제 나이 40에 접어든 남성입니다.

33년 전 그날의 기억이 저를 자꾸 힘들게 합니다.

전 당시 부모님 없이 조부모 밑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바로 전 해였으니 7살 때의 일이네요.

 

당시 30대로 추정되는 아줌마와 단 둘이 한 방에 있었는데

그 아줌마가 제게 거기를 보여주고 만지게 했습니다.

그 후로도 그 일이 몇 번 더 있었습니다.

나이가 고작 7살인 어린 남자아이에게 그 아줌마는 무슨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했을까요?

 

그 일이 있은 후로 저는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집에서 담 너머로 아줌마나 누나들이 지나가면 바지를 내리고 만지작거리는 거였지요.

그 당시 누군가 따끔하게 혼을 내고 옳지 못한 행동임을 알려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마도 나이어린 쪼끄만 녀석의 행동이라 다들 풋~ 하고 말았던 것 같습니다.

혼내는 사람이 없고 그러다보니 그런 저의 행동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런 행동들이 반복되어지면서 서서히 병적으로 변해갔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증상은 심해져갔습니다.

겉으로는 그냥 평범한 아이고 예의바르고 착한 아이지만 내면에는 이상한 아이가 존재했지요.

중학교 3학년 말쯤 사건이 터졌습니다.

학교에서 충동을 이기지 못 하고 여학생 앞에서 그 짓을 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껏 학교에선 그런 적이 없었는데 내면의 그 아이는 이성을 지배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라고 생각을 하지만 나도 모르게 이미 몸은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그 다음날 학생주임한테 끌려가 엄청 맞았습니다.

그 때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선생님께 상담을 신청했었는데

그 선생님은 저를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당시 선생님이 바쁘고 해서 잊었었는지 나를 피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창피하고 부끄럽고

 

왜 나는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런 행동으로 쾌감을 느낀다거나 하는 것도 없습니다.

이런 행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거나 하는 것도 없습니다.

이런 행동을 하면 무슨 일이 생길까봐 불안하고 기분도 좋지 않은데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런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7살 때의 그 일이 자꾸 떠오릅니다.

엉망이 되어버린 것 같은 삶.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고 내 스스로를 통제하기위해 운둔 형이 되어갑니다.

7살의 기억이 서서히 인생을 병들게 만드는 이 괴로운 삶.

죽어보려고 바닷가도 가보고 한강다리도 가보고

하지만 못난 나는 정작 용기가 나지 않아 죽지도 못 하고......

자살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뭔가를 말하고 싶은데 너무 괴롭습니다.

쉽게 이 세상을 떠날 순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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