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가 왜 절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 LV guest 익명
  • 비추천 2
  • 추천 12
  • 조회 9407
  • 2017.06.27 00:34
  • 문서주소 - /bbs/board.php?bo_table=sangdam&wr_id=103836
지금 여친과 만난 지 2년 되어가고 저는 30대 중반, 여친은 20대 중반입니다

 

그전에 만나던 또래 여자가

'나는 선 봐서 돈 많은 남자랑 결혼할 테니 그전까지 엔조이 하자'고 말하길래

너무 천박하고 더러워서 헤어졌는데

이후로 그 여자가

제가 아무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본인을 버린 걸로 주변에 코스프레 하고 다녀서

저만 완전 쓰레기가 되었었습니다(지인들이 겹치는 관계였어서)

 

멘탈 수습하며 생각도 많이 하고

'여자는 무슨 그냥 나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혼자 살자'는 주의가 되었고

취미 생활 많이 하면서 재밌게 지냈어요

그러다 지금 여친과 알게 되었는데

 

처음엔 어차피 여자 만날 생각도 없으니 정말 편하게 밥이나 먹고 하다가

어린 애가 생각이 바르고 착해서

만날 때마다 호감이 생겨

결국 사귀게 되었습니다

 

근데 그 아이 만나고 서너 달쯤 지나서 제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큰 사고는 아닌데 제가 오토를 돌릴 수 없는 업종의 자영업자라

몇 달 일을 못 하면서 가게가 폐장 수준까지 가고

소위 '욜로'처럼 살아가던 터라 모은 돈도 없고 해서 많이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별 통보를 받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면서

여친에게 연락해서 정직하게 상황 설명했더니

그 어린 애가

"오빠 걱정 마요"

하더니

그날 수술비부터 해서

재활하고 복직하는 몇 달 간 제 생계를 지원해줬습니다

 

여친이 고딩 때 공부도 잘 했고 간호과 다니다가

집이 어려워져서 대기업 생산직에 들어간 아이라

이런 상황이 지긋지긋할 수도 있을 텐데

정말 단 한 번도 말 한마디, 눈치 한 번 안 주고 저를 입히고 먹이더군요...

 

1년이 지난 지금도

저는 당시 타격을 복구하지 못 해서

월 100만 원 겨우 버는 수준이고

인물이 딱히 잘생긴 것도 아니고

지인들에게

'바르고 곧지만 너무 강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

호불호 갈리는 성격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저는 그렇게 좋은 남자가 아니에요

 

근데 얼마 전에 여친에게 프로포즈까지 받았습니다

만나는 동안도 종종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더니

당연한 듯이 결혼 날을 잡아서 제게 얘기하더군요

 

저야 뭐 여친을 사랑하고 너무 고맙고 하지만

미안해서 결혼 얘기 못 꺼냈거든요

제 상황에서 어떻게 그럽니까

근데 먼저 얘기해주네요...

 

고민 있어 오시는 분들이 많은 이 게시판에 이런 염장성 글을 올려 죄송하지만

정말 순수하게 궁금합니다

이 아이가 왜 이렇게 저를 좋아해 주는지

제 뭘 보고 결혼까지 하려는지

바로 전에 만나던 여자도 그전에 여자들도

이렇게 아무 이유 없이 저를 사랑해준 적이 없었어서 그런지

저야 너무 고맙지만 궁금은 해요

 

뭘까요?

추천 12 비추천 2

P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