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에 이어 드릴입니까?”…‘또’ 달궈진 서산시 게시판

  • LV 15 아들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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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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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에게 수박 한 조각 권하지 않았다’는 민원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던 충남 서산시청의 게시판이 다시 높은 관심을 받게 됐다. 이번에는 ‘전동 드릴을 빌려주지 않은 공무원을 타 부서로 이동시키라’는 내용의 민원 글이 게재돼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1일 서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시청 자유게시판에 ‘지곡면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누굴 위한 민원실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폭우로 부모님 댁 현관문이 망가져 수리하려다 전동 드릴이 없어 예전에 서울 지역 동사무소에서 빌려 쓴 기억이 나 면행정복지센터를 찾아가 사정을 얘기하고 빌려 달라고 했다”고 본인의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그런데 공무원이 ‘개인 공구라 빌려줄 수 없다’며 주변 철물점 이용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분증이라도 맡기겠다며 재차 요구하자 공무원이 5∼6초 동안 이상한 놈 보듯이 째려봤다”며 “못 빌려줘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도 않고 철물점을 가보라고 돌려보내는 자질 미달의 민원실 근무자에 대한 친절 교육과 다른 부서 이동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대체 지역 면 소재지 행정복지센터는 누굴 위한 센터냐”며 “지역 주민이 최소한이라도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살펴주고 도와주는 게 나라 세금을 받는 공무원의 자세 아닌가”라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서산시장이나 면 센터장의 책임 있는 답변을 기다리겠다. 납득할 만한 답변이 없을 시 행안부 용산 대통령실 충남도 등에도 민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면사무소는 이 글이 올라온 이틀 뒤인 24일 “행정복지센터 방문 시 자세한 설명이 부족해 불편함을 느끼게 해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공용으로 갖춰진 장비가 없어 빌려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앞으로 친절하게 시민들에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해당 글 밑에는 많은 누리꾼이 A씨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박에 이어 이번엔 드릴입니까?”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관공서 물품이 아니고 개인 공구랍니다. 당연히 빌려줘야 할 이유 없습니다” “드릴은 철물점에서 구입 요망합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앞서 서산시청 게시판에는 지난 6월에도 민원인 B씨의 글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지역의 또 다른 면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B씨는 공무원들이 자기에게 수박을 권하지 않아 기분이 상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내 자식들이 아니라는 게 안심이 될 정도로 그 순간 그들이 부끄러웠다. 저런 것들을 위해 내가 세금을 내고 있구나 싶어 괘씸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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