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중앙일보]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일본을 비롯, 세계 62개국으로 김치 1억660만8000달러어치를 수출했다. 무게로 따지면 2만8000t에 가깝다. 김치 수출로는 사상 최대실적이다. 김치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곳은 일본으로 전체 수출액의 80%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미국-홍콩-대만 순이다. 하지만 김치 종주국 한국의 김치 자랑은 딱 여기까지다.
21세기 한국 김치산업은 '삼중고(三重苦)'의 중병을 앓고 있다. 중국과 힘겨운 경쟁, 국내 원재료 수급 불균형,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김치 소비가 그것이다.
한국은 김치 종주국이지만, 김치 순수입국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2006년부터, 무게 기준으로 보면 2004년부터 김치 수출보다 수입이 늘어났다. 지난해 한국은 1억660만8000달러어치의 김치를 수출했고, 1억1084만2000달러어치를 수입해 423만4000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8월까지만 해도 765만8000달러의 김치 무역 적자를 기록해 무역역조 현상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절임배추를 포함, 김치 재료로 수입하는 배추를 포함하면 적자폭은 더 커진다. 배추 수입은 2010년 500만 달러에 육박했다가 2011년 200만 달러, 지난해에는 90만 달러로 조금씩 줄었다. 하지만 국내 배추값이 급등하면 언제든지 배추 수입액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김치를 수입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지난해 김치 총 수입액 중 90%(1억1082만6000달러) 이상을 중국에서만 수입했다. 사실상 중국에서만 김치를 수입하는 셈이다. 통계상으로 잡히는 나머지 수입액은 수출된 제품이 반품된 경우라는 게 aT 측 설명이다. 반면 2011년까지만 해도 20만 달러어치 이상이던 대(對)중국 김치 수출은 지난해 1만5000달러어치로 추락했고, 올해는 그나마도 완전 중단됐다. 새누리당 이운룡 의원은 "올 들어 8월까지 국산 김치 수출액은 9095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01만 달러보다 14.2%나 줄었지만, 같은 기간 김치 수입은 12.4% 증가했다"며 "김치 무역 적자액이 765만8000달러에 이를 정도로 김치 수입국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김치 수출 중단의 원인은 중국이 한국 김치에 대해 별도의 위생기준을 만들지 않고 '100g당 대장균군 수가 30마리 이하여야 한다'는 자국의 '파오차이(泡菜:절임채소)'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파오차이는 소금과 산초 잎·고추·물 등을 넣고 끓여서 식힌 뒤 각종 채소를 넣고 발효시켜 살균한 제품이다. 따라서 대장균군이 완전히 죽기 때문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김치는 다르다. 특성상 열처리를 하지 않고 자연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유산균 등 각종 균이 그대로 살아 있다. 또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대장균군이 있어 중국의 파오차이 위생 기준을 통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그간 소량이나마 중국으로 수출하던 김치는 볶음김치처럼 가열처리한 것이 전부였다. 김치에 들어 있는 대장균군은 초기 일부 있지만 숙성 과정에서 사라져 해로운 수준이 아니다. 수입식품에 대한 위생기준이 까다롭기로 악명 높은 일본도 한국김치를 별문제 없이 수입하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중국이 한국산 김치 수입에 파오차이 기준을 적용한 것은 2004년부터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2009년에서야 중국 정부에 김치 위생기준 개정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그나마도 중국 측의 비협조로 현재까지 사실상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농식품부 내에서 김치산업을 담당하는 공무원은 단 한 명뿐인데, 최근 발령이 나서 자리를 옮긴 뒤 후속인사가 나지 않아 한 달여간 공석 중이다.
중국인들 사이에 한국 김치의 정식명칭이 없이 '한궈파오차이(韓國泡菜)'로만 불리는 것도 어려운 점이다. 한국 고유의 식품으로 대접받는 것이 아니라, 중국 파오차이의 아류로 인식돼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것 외에도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중국인들 사이에 한국 김치 수요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인천공항 면세점 김치 판매액 자료를 분석해보면 최근 5년간 김치 판매 총액 97억원 중 중국 여행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41.4%에 달한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8월 현재 중국인 비중이 50%를 넘어서고 있다.
이운룡 의원은 "중국 고소득층과 교민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김치 수출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정부를 상대로 상호주의에 입각한 강력한 외교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김치의 중국 수출이 고사(枯死)한 것과는 반대로, 중국 김치는 한국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국내 고급식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중국 김치를 식탁에 올리고 있다. 국산 김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값이 싸기 때문이다. 한국 김치의 연간 평균 도매가가 1㎏에 3000원이라면, 중국 김치는 ㎏당 700~800원으로,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신문과 TV에 수시로 위생이 불량한 중국 김치 제조 현장이 보도되고 사회문제가 되지만, 판매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게 현실이다.
21세기 한국 김치산업은 '삼중고(三重苦)'의 중병을 앓고 있다. 중국과 힘겨운 경쟁, 국내 원재료 수급 불균형,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김치 소비가 그것이다.
한국은 김치 종주국이지만, 김치 순수입국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2006년부터, 무게 기준으로 보면 2004년부터 김치 수출보다 수입이 늘어났다. 지난해 한국은 1억660만8000달러어치의 김치를 수출했고, 1억1084만2000달러어치를 수입해 423만4000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8월까지만 해도 765만8000달러의 김치 무역 적자를 기록해 무역역조 현상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절임배추를 포함, 김치 재료로 수입하는 배추를 포함하면 적자폭은 더 커진다. 배추 수입은 2010년 500만 달러에 육박했다가 2011년 200만 달러, 지난해에는 90만 달러로 조금씩 줄었다. 하지만 국내 배추값이 급등하면 언제든지 배추 수입액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김치를 수입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지난해 김치 총 수입액 중 90%(1억1082만6000달러) 이상을 중국에서만 수입했다. 사실상 중국에서만 김치를 수입하는 셈이다. 통계상으로 잡히는 나머지 수입액은 수출된 제품이 반품된 경우라는 게 aT 측 설명이다. 반면 2011년까지만 해도 20만 달러어치 이상이던 대(對)중국 김치 수출은 지난해 1만5000달러어치로 추락했고, 올해는 그나마도 완전 중단됐다. 새누리당 이운룡 의원은 "올 들어 8월까지 국산 김치 수출액은 9095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01만 달러보다 14.2%나 줄었지만, 같은 기간 김치 수입은 12.4% 증가했다"며 "김치 무역 적자액이 765만8000달러에 이를 정도로 김치 수입국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김치 수출 중단의 원인은 중국이 한국 김치에 대해 별도의 위생기준을 만들지 않고 '100g당 대장균군 수가 30마리 이하여야 한다'는 자국의 '파오차이(泡菜:절임채소)'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파오차이는 소금과 산초 잎·고추·물 등을 넣고 끓여서 식힌 뒤 각종 채소를 넣고 발효시켜 살균한 제품이다. 따라서 대장균군이 완전히 죽기 때문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김치는 다르다. 특성상 열처리를 하지 않고 자연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유산균 등 각종 균이 그대로 살아 있다. 또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대장균군이 있어 중국의 파오차이 위생 기준을 통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그간 소량이나마 중국으로 수출하던 김치는 볶음김치처럼 가열처리한 것이 전부였다. 김치에 들어 있는 대장균군은 초기 일부 있지만 숙성 과정에서 사라져 해로운 수준이 아니다. 수입식품에 대한 위생기준이 까다롭기로 악명 높은 일본도 한국김치를 별문제 없이 수입하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중국이 한국산 김치 수입에 파오차이 기준을 적용한 것은 2004년부터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2009년에서야 중국 정부에 김치 위생기준 개정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그나마도 중국 측의 비협조로 현재까지 사실상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농식품부 내에서 김치산업을 담당하는 공무원은 단 한 명뿐인데, 최근 발령이 나서 자리를 옮긴 뒤 후속인사가 나지 않아 한 달여간 공석 중이다.
중국인들 사이에 한국 김치의 정식명칭이 없이 '한궈파오차이(韓國泡菜)'로만 불리는 것도 어려운 점이다. 한국 고유의 식품으로 대접받는 것이 아니라, 중국 파오차이의 아류로 인식돼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것 외에도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중국인들 사이에 한국 김치 수요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인천공항 면세점 김치 판매액 자료를 분석해보면 최근 5년간 김치 판매 총액 97억원 중 중국 여행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41.4%에 달한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8월 현재 중국인 비중이 50%를 넘어서고 있다.
이운룡 의원은 "중국 고소득층과 교민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김치 수출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정부를 상대로 상호주의에 입각한 강력한 외교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김치의 중국 수출이 고사(枯死)한 것과는 반대로, 중국 김치는 한국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국내 고급식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중국 김치를 식탁에 올리고 있다. 국산 김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값이 싸기 때문이다. 한국 김치의 연간 평균 도매가가 1㎏에 3000원이라면, 중국 김치는 ㎏당 700~800원으로,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신문과 TV에 수시로 위생이 불량한 중국 김치 제조 현장이 보도되고 사회문제가 되지만, 판매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