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닷컴 | 서재근 기자] 현대건설과 동부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업체들이 경인운하사업에서 수천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문병호 민주당 의원이 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경인 아라뱃길 공구별 총도급액 대비 하도급액 비율'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경인운하 6개 공구 건설공사에서 현대건설, 삼성물산, 동부건설 등 원도급사들의 총 도급액 대비 하도급액 비율은 58.09%에 불과했다.
현대건설, 동부건설 등 원도급사들은 총도급액 1조2025억원 가운데 전체의 6986억원(58.09%)을 하도급업체에게 주고, 나머지 5038억원(41.91%)을 챙겼다. 원도급사의 경비와 이익을 20%, 2405억원 정도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2633억원의 추가이익을 챙긴 셈이다.
원도급사 가운데 실제 하도급률이 가장 낮은 곳은 동부건설이었다. 경인운하공사 4공구를 낙찰 받은 동부건설컨소시엄은 낙찰가 1155억원 가운데 단 439억원만 하도급을 주고 나머지 804억원을 챙겼다.
경인운하 5공구를 낙찰 받은 현대산업개발컨소시엄 역시 낙찰가 1618억원 가운데 814억원만 하도급을 주면서 실제 하도급률은 50%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문 의원은 "4대강 사업 턴키담합에 이어 그 전초전이라고 알려진 경인운하사업에서도 대형건설사들은 90%의 높은 낙찰률로 부당이득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며 "이들은 90%의 높은 낙찰률로 공사를 따고도 58.09%만 하도급을 주고 나머지는 자신들의 몫으로 챙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은 경인운하사업의 입찰담합의혹도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부당이득을 환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인운하사업 부당이득 논란과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측은 "경인운하 건설공사(6개 공구)는 하도급 공사와 직영공사로 수행됐으며, 직영공사비는 주요자재(철근, 레미콘) 구매와 일부 교량, 토공사, 제경비(일반관리비, 물가상승비, 부가가치세 등) 등으로 구성됐다"며 "총 건설비 가운데 하도급 공사금액을 제외한 직영공사비용 전체를 대형건설업자가 부당이득으로 취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대형건설사들의 '하도급 쥐어짜기'를 이용한 편취행위에 대한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4일 문 의원이 '수자원공사 자체 시행 13개 공구 도급 대비 하도급 비교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3개 공구 원도급사들의 총도급액 대비 하도급액 비율이 58.1%에 불과했다.
특히, 4대강 사업 담합비리 문제가 가시화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경인운하사업 문제가 터지자 일각에서는 대형건설사들의 관급공사 담합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공공사 입찰제한 조치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조달청은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4대강 사업 담합비리 판정을 받은 15개 대형 건설사에 입찰제한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같은 달 22일, GS건설과 대우건설, 삼환기업, 코오롱글로벌 등 4개 건설사는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조달청이 내린 입찰제한 조치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결정을 받았다.
법원의 결정으로 32개사는 행정 처분 취소 소송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정부와 공기업이 발주하는 관급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행정처분 취소 소송의 경우 보통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는 공사에 참여할 수 있다.
지난달 29일 조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들이 제기된 바 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4대강 입찰 담합으로 적발된 대형건설사들의 국외수주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조달청은 이들 업체에 대한 관급공사 입찰제한을 1년이나 지연시켰다"며 "건설업자들이 공정하게 경쟁을 벌여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부정당업자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미 민주당 의원 역시 "조달청이 심사한 4대강 턴키사업의 68%가 담합으로 적발됐는데도 조달청은 단 1건만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 의뢰했다"며 건설사에 대한 '솜방망이' 처분을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