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온다던 칼빈슨호, 정작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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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2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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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모 지난 15일까지 인도양에…현재도 인도네시아에
이제서야 한반도로 출발한 듯…4월말께 도착 예상
“북한 자극할 우려” 한반도 수역 들어오지 않을 듯

미, 지난 8일 항로 변경 발표 뒤 트럼프 등 긴장 부추겨

 
미국 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섬 사이의 순다해협을 지나고 있다. 미 해군 촬영
미국 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섬 사이의 순다해협을 지나고 있다. 미 해군 촬영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를 통해 핵실험 등을 억지한다는 명분으로 한반도 방향으로 항로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던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그동안 정반대 방향인 인도양 쪽에서 오스트레일리아와 연합훈련을 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공습과 맞물려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을 부추기며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칼빈슨호의 항로 변경이 ‘거짓말’로 드러나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18일(현지시각) 일제히 미 해군이 공개한 훈련 사진을 근거로, 칼빈슨호가 지난 주말인 15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섬 사이의 순다해협을 지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 싱가포르를 출발한 칼빈슨호는 애초 한반도 쪽으로 북상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반대 경로인 남쪽으로 움직였으며, 지난 15일 칼빈슨호의 위치는 한반도에서 3000마일(4830㎞) 떨어진 인도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칼빈슨호는 인도양 해상에서 애초 예정됐던 오스트레일리아 해군과의 연합훈련을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한반도의 긴급 상황 때문에 오스트레일리아의 연합훈련을 급박하게 취소한 것처럼 공개됐으나, 이는 거짓임이 드러난 것이다.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수석 대변인은 “이제 (칼빈슨호가) 서태평양 북쪽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당국자도 <아에프페>(AFP) 통신에 칼빈슨호가 이날 오스트레일리아 북서쪽 해상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앞으로 24시간 안에 동해를 향해 북쪽으로 항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칼빈슨호도 “한반도 인근 해역에 지속적으로 머물기 위해 우리의 배치가 30일 연장됐다”고 뒤늦은 해명을 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칼빈슨호는 4월말께 한반도 근처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앞서 미 태평양 사령부 대변인은 지난 8일 칼빈슨호의 항로 변경이 “이 지역 최고의 위협”과 연관돼 있다며 북한이 “무모하고 무책임하고 불안정한 미사일 시험 계획과 핵무기 능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북한 ‘태양절’(15일)을 앞두고,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염두에 둔 미군의 ‘무력시위’인 것처럼 포장한 것이다. 

 

뒤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외교안보 고위관계자들까지 나서 이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무력시위가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으로까지 비화되는 등 열흘가량 한반도는 ‘칼빈슨발 위기’로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당국자는 ‘칼빈슨호가 오스트레일리아와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냐’는 <한겨레>의 질문에 “동맹 차원에서 공유한다”고 밝혀, 미리 인지하고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국방부가 한반도에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알면서도 이를 방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김지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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