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조종사 모는 헬기가 왜 바닥으로 수직강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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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2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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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17일 광주 도심에서 강원소방본부 소속 헬기가 추락한 사고를 둘러싸고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블랙박스 분석에만 6개월 이상 걸리는 등 정확한 원인 규명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18일 사고현장에서 수거한 추락 헬기 블랙박스 복구를 프랑스에 요청하기로 했다. 사고 헬기는 프랑스 유로콥터가 제작했다. 사고 당시 화재로 블랙박스 회로판이 손상된 탓이다. 손상된 블랙박스에서 정보를 인출하는 데에는 길면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베테랑 조종사가 모는 헬기가 왜 비행경로를 벗어나 다이빙하듯 땅바닥으로 수직강하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고 현장 인근 차량의 블랙박스에 찍힌 헬기 추락 장면을 보면 사고 헬기가 추락하면서 양력(揚力)을 높여 착륙을 시도하려는 모습이 전혀 없다.

 

헬기가 추락하더라도 보통 지상 100~150m 높이 정도의 착륙단계에서 조종간을 들어올려 추락속도를 줄이면서 양력을 발생시키면 기체가 살짝 들려 착륙을 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이런 과정 없이 곤두박질쳤다. 최쌍용 구미대 헬기정비과 교수는 “추락하는 헬기가 착륙조작을 시도하는 장면이 없는 것으로 봐서 조종계통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추락장면은 전문가들도 이해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 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육안에 의존하는 시계비행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닌데도 사고헬기가 7,000피트(2,134m) 상공에서 계기비행을 강행하려 한 것도 의문이다. 공군은 당시 사고기의 비행계획신고에 따라 계기비행을 허가했다.

 

추락지점인 광산구 수완지구의 시정은 11㎞, 순간 최대풍속 초속 1.5m, 최저 운고(雲高) 800여m로 시계비행을 못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사고가 발생한 공역(空域)은 공군이 전투훈련기의 비행 훈련이 있을 때에만 헬기의 경우 700피트 고도를 유지한 채 시계비행을 하도록 하고 있다. 한 항공전문가는 “사고 당일엔 공군 훈련기의 기동훈련도 없어서 베테랑 조종사라면 충분히 시계비행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이 관제를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공군 측은 “헬기가 이륙한 직후부터 관제공역을 벗어날 때까지 비행계획서대로 고도를 유지하며 안전운항을 하도록 헬기와 계속 교신을 한다”며 “당시 사고헬기가 3,600피트(1,097m) 정도까지 올라갔다가 갑자기 고도가 떨어지면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고 헬기는 추락 직전 정상항로인 하남산업단지 항로를 벗어나 고층건물들이 위치한 인구밀집지역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공군은 사고 헬기와 이륙 이후 계속 교신을 했다면서도 오전 10시 53분 갑자기 사고헬기가 관제탑 레이더에서 사라질 당시 헬기의 고도와 위치, 기체 이상징후 감지여부, 비상교신 여부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공군 관계자는 “통상 헬기 등 항공기 이륙 후 전 과정을 교신한다”며 “다만 사고헬기와 관련된 부분은 블랙박스를 열어봐야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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