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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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0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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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무섭다.












오늘도 여지없이 매를 맞고 있다. 난 왜 맞아야 하는지도 모르며 그 이유를 알고있다해도

납득이 가질 않았다.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집은 매우 부유했고, 엄마와 아빠또한

나에게 이렇게 대하시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빠 회사가 부도가 나고 길거리로 쫒겨나는 상황이

되자 모든것이 바뀌었다. 아빠는 알콜중독자 처럼 매일 술만 마셨고, 그러고 나면

온갖 욕지거리와 "너 때문에 더 살기 힘들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나를 때렸다.

엄마도 마찬가지 였다. 말려주지는 못할망정 아빠와 함께 때렸다.

그럴때마다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와 다녔었던 불교를 의지해 버티곤 했다.

나의 유일한 도피처는 절이었고 절에 다녀올때마다 맞을걸 알았지만 부처님을 의지하지 않고는

버티기 힘든 하루하루 였다.

그러던 5월의 어느날, 아니 그날은 정확히 어린이 날이였다.

선물은 기대도 않았고 이 집을 벗어나고자 절에 다녀왔다.

다녀오니 아빠의 날찾는 호통소리가 반지하 10평남짓한곳에 메아리 쳤다.

집에들어서니 아빠와는 반대로 엄마는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생글벙글 날 반겨주었고

오늘은 어린이 날이니 선물을 주겠다고 그러시더니 냅다 나의 가녀린 목에

식칼을 박아넣으며 한마디 하셨더랬다. 

"오늘은 어린이 날이니까 엄마가 선물을 주는거야.알지? 

너가 그렇게 믿는 불교에서는 죽으면 다시 태어난다고 그런다면서?

그럼 다음생엔 다른 집에서 태어나렴. 너 같은 어린입하나 더 달고 사는것도 힘드네 낄낄" 

아버지의 흐뭇한 미소를 보며 난 죽었다.
















그리고 3일후 지금 난 덜렁덜렁 곧 떨어질듯한 목을 부여잡으며 엄마와 아빠를 마주하고있다.

몹시 멍해진듯하다. 아빠는 술마저 깬것같다.
























"아니, 왜그렇게 놀라세요 엄마,아빠? 오늘은 어버이 날인데..."

엄마와 아빠께도 다음생을 선물 드려야겠다. 







웃대 희망사항 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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