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인형 형제

  • LV 3 오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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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4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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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의 학자인 기윤은 유명한 실학자이기도 하지만, 어릴적부터 기묘한 경험을 꽤나 했던 사람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겪은 기괴한 경험담과 전국의 괴담을 수집해 '열미초당필기(閱微草堂筆記)' 라는 괴담집을 발간하기도 했죠.



기윤이 다섯 살 때, 가족들은 모두 바빴기에 그는 또래 친구 하나 없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에게 오색의 옷과 장신구를 한 다섯 아이들이 찾아 왔습니다. 

그 아이들은 자신들은 기윤의 형이라고 하며 어린 기윤과 놀아 주었습니다. 

어린 기윤은 형제들이 생겨서 너무 기뻤지만 집안 식구들은 그의 형을 본체 만체 하는 게 이상했습니다.

하지만 어린 나이라 깊이 생각지 못하고 마냥 좋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형제들과 논지 몇 해가 지날 무렵 형제들은 점점 나타나는 횟수가 줄기 시작한 때였답니다.

그 무렵 중국의 명절 중 하나인 청명절이 시작되자, 부모는 조상의 묘지를 보살피러 갔으나 마침 기윤은 몸이 안 좋아 집에 남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 밤 갑작스레 집 안에 불이 나 기윤은 불속에 갖힌 채 울고 있었습니다.. 

집안 하인들이 불을 끄기 위해 애써봤지만 기윤은 버티지 못하고 연기해 질식해 죽을 지경까지 이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기윤의 형제들이 나타나 어린 기윤을 감싸 안았습니다.

기윤은 울다가 점점 숨이 편해지는 걸 느끼고 그대로 의식을 잃었습니다.


기윤이 정신을 차리니 부모님과 집안 어른들의 걱정스런 얼굴이 보여 반가웠지만 형들이 보이지 않자 걱정이 된 기윤은 형들이 어디 갔냐며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부모는 기윤이 말하는 형들이 누군지 알지 못 해 달래는데 급급했습니다..

기윤이 다섯 형제들의 용모와 입고 있는 옷에 대해 설명하자 부모님은 처음엔 아연했으나 뭔가가 생각 나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기윤이 회복하자 기윤을 데리고 집 안에 있는 사당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사당의 제단에 있는 작은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다섯 개의 인형이 있었는데 전부 불에 그을린 형태였습니다... 


아버지가 놀라며 기윤에게 설명하기를, 

기윤이 태어나기 전 아이가 생기지 않자 어머니는 해마다 인형을 만들어 양아들처럼 대하며 옷을 입혀 과자와 음식을 바쳐 공양을 했었습니다.

공양을 시작한지 5년이 지나고 기윤이 태어나자 공양은 그만 뒀지만 정이 듯 탓인지 인형에게 과자를 바치는 일은 늘 행했다고 합니다. 

기윤은 인형 형제들을 친형으로 여기고 평생을 공양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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