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디씨인의 이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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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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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사귄 여친이 있었다.

평소 감정의 기복이 조금 심한 여친과의 다툼(?)때문에

사귀던 마지막 삼개월동안...

내가 운영하던 가게는 한 세번 개박살이나고...

여자친구의 자해공갈을 몇차례 겪은후엔 도저히 안되겠어서

이별여행을 다녀온 뒤 각자의 인생을 살기로 했다.

바닷바람이나 쐬자해서 가까운 곳으로 떠나갔다.

술집에서 소주한잔하고 모텔잡았다.

내가먼저 샤워하고 난 다음에 여친이 화장실로 들어가고

난 침대에 누웠지.

여친이 샤워하는 그 짧은 시간에 오만 생각이 다 들더라...

'이제 정말로 오늘이면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아무생각없이...

정말로 아무생각없이...

두손을 머리뒤로 깍지끼우면서 베개밑으로 넣었는데...

그런데....





내 베개밑에 '식칼' 이 있더라.

사시미말고... 생선대가리 쳐내는 칼..

모텔 창문이 몇겹으로 되있어서 그사이에 칼숨기고 자는척하는데...

여친이 씻고나와서 누워서는 한 십분정도 가만히 있더라.

몇분이 더 지났을까...

잠시후 내 베개밑으로 들어오는 그녀의 손...

푹신한 베개밑으로 느껴지는 그녀의 손놀림하나에 온신경이 집중되더라...

머리털 하나하나가 그녀의 손이 움직이는방향으로 곤두서는 그 느낌...

...그렇게 베개밑을 뒤져보던 그녀는

칼이 없어졌음을 확인한것 같다.

이불이 제쳐짐과 동시에 '스윽'하고 몸을 일으키는

그녀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그리고 또다시 찾아온 정적.














감고있는 내 눈꺼풀 너머로 느껴지는 그녀의 나즈막한 숨소리.

날계속 내려다보고 있는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몇분이 지났을까.

한참동안의 정적이 흐른뒤,

나지막하게...

그녀가 내뱉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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