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고문이 되버린 100시간의 개죽음........ ㅠㅠ

  • LV 3 파파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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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4.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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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기가 막히다 못해 믿기 조차 힘들던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난지 100 시간이 흘러갔네요..... 좌초 직후 침몰 전까지 구조된 인원들 이후로는 그저 실종자 숫자가 사망자 숫자로 옮겨갈 뿐 구조자의 숫자는 꿈쩍도 않고 있고......



아직도 TV에선 나이지리아 선원의 에어포켓 소리만 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공허한 헛소리였을 뿐...... 수온 11도의 진도 앞바다에서 한겨울에도 28도를 넘는 적도 아프리카 앞바다에서 일어난 기적을 바란다는 거 자체가 처음부터 어불성설..... 설령 기적처럼 익사와 저체온증을 피했다 해도 지금은 고갈된 산소와 탈수로 질식사 아님 아사라도 하기 충분한 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도 예능도 없는 TV나 웃을 일 없는 인터넷을 떠날 수 없었던 건 혹시라도 내가 버린 희망 때문에 돌아올 수 있는 한 생명이 돌아오지는 못할까 하는 죄책감을 면하고 싶어서는 아니었는가 싶네요...... 



근데...... 이제는 희망고문을 버리려 합니다....... 제목에 개죽음이라고 표현한 건...... 그 반대는 분명 고귀한 죽음일텐데 그건 아닌건 확실하니깐......... ㅠㅠ

 

찾아보니 참사라고 할만한 여러 개죽음들이 있었네요..... 자원봉사도 했었던 삼풍백화점 붕괴, 내 몸이 타들어가는 것 같던 대구 지하철역 방화 사건 등...... 70년대 이후 희생자 50명 이상의 참사들만 찾아본거라 이정도지 물론 잊을 수 없는 성수대교 붕괴, 씨랜드 화재, 이천 물류센터 화재, 천안함 침몰 등도 있지요...... 이번 세월호 참사는 우리 아들 딸 동생들의 죽음 때문이 아니어도 과히 희생자 수만으로도 삼풍백화점 붕괴, 계속 TV에서 나오는 44년 전 남영호 침몰에 이어 역대 3번째네요..... 21세기에 세계경제 규모15위라는 대한민국 땅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화가 나네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가슴을 찢어놓는 것은 선장, 기관장, 항해사 같은 기관직들의 어메이징한 생존율 100%의 기록과 그러기에 더 눈물나는 희생자들의 면면이네요..... 도데체 언제부터 그렇게 어른들 말을 잘 들었냐고 울면서 따지고 싶은 250명의 18살의 아이들......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들을 챙겼을 선생님들, 분명 계약직이었을텐데도 승무원의 본분을 다하던 여직원, 결혼을 앞둔 승무원 커플, 친구들과의 환갑기념 여행에 들뜨셨을 어르신들, 그리고 제주에서의 새로운 삶을 계획하며 이사 중이던 지영의 엄마, 아빠, 그리고 어린 오빠, 살아도 살 수 없었던 교감 선생님...... ㅠㅠ 



이젠 살아서 구조되기 보다는 시신으로라도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래야할 시간인듯 싶네요..... 기적을 위한 기도보다는 남겨진 이들의 상처를 위로할 기도가 필요한 듯 싶네요...... 



산자는 어떻게든 게속 살아야 한다는 말이 버겹기만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우울증에 걸려버릴 것만 같아서 스스로 정신 좀 차려보려고 주저리 주저리 횡설수설 해봅니다...... 



내가 헛되이 보내는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라던 바로 그 내일이었다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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